코끼리는 왜 암에 걸리지 않을까? P53 유전자에 주목

코끼리는 왜 암에 걸리지 않을까? P53 유전자에 주목

캔서앤서 2022-08-05 18:15:00 신고

흔히 동물의 몸집이 크면 세포가 많아 암 노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생물학계의 정설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육지에서 덩치가 가장 큰 포유류인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물학계의 중요한 비밀 중 하나이며 암 정복의 열쇠가 될 수도 있는 코끼리와 암의 관계가 밝혀졌다. 

코끼리는 왜 암에 걸리지 않을까?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과 진화(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저널 최근호에 발표된 한 연구가 과학 의학 매체(phys.org 등)들에 소개되면서, 코끼리의 신비한 생체작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끼리 유전자 속 p53 단백질에서 암 극의 열쇠를 찾은 영국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실은 학술지 'Molecula Biology and Evolution'과 그 논문을 소개한 과학사이트 'Phys.org'.
코끼리 유전자 속 p53 단백질에서 암 극의 열쇠를 찾은 영국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실은 학술지 'Molecula Biology and Evolution'과 그 논문을 소개한 과학사이트 'Phys.org'.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에든버러대학 등 7개 연구기관의 과학자들은 암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p53 단백질의 분자 상호작용을 조사하기 위해 선구적인 생체정보 모델링을 사용했다. 세포는 정기적으로 복제된다. 새로운 세포가 기존의 세포를 대체하고, 각각의 새로운 세포에는 새로운 DNA가 들어선다. 

이 새로운 세포들은 기존의 세포의 정확한 복제품이어야 한다. 그러나 단백질이 DNA를 잘못 복제해 전사(傳寫)하면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대부분의 오류는 돌연변이 수와 수선(repair)의 질이 유전적, 외부의 생활적 환경 모두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세포에 의해 즉시 복구된다. 그러나 독성 화합물, 스트레스, 열악한 생활 환경, 노화는 모두 돌연변이의 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돌연변이의 축적으로 인해 생기는 종양은 나이가 들수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코끼리는 이러한 추세를 거스른다. 다시 말해서 세포가 인간보다도 더 많은 코끼리는 웬만해서는 종양이 안 생긴다.

그래서 큰 몸집, 긴 평균 수명에도 불구하고 코끼리의 암 사망률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다른 포유동물에서 발견되는 단일 p53 유전자와 비교하여, 암에 대한 코끼리의 높은 저항력을 p53 유전자 20쌍, 즉 '게놈의 수호자(guardian of the genome)'와 연결시킨다. P23 유전자를 인간은 1쌍만 갖고 있는데 비해 코끼리는 20쌍이나 갖고 있다. 

논문의 공동 저자로 코끼리 보호단체 '세이브 더 엘리펀츠(Save the Elephants)의 이사인 옥스퍼드 대학의 프리츠 볼라스 교수는 "이 복잡하고 흥미로운 연구는 이 독특한 동물들을 보존하고 세밀하게 연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코끼리의 유전학과 생리학은 모두 오늘날의 생태학, 식습관, 그리고 행동만이 아니라 진화 역사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p53은 DNA의 복구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통제되지 않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이 단백질은 세포의 이상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가 사멸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유전자로, 항암유전자라고도 불린다. 사람의 경우 23개의 인간 염색체쌍 중 17번째에 존재한다. p53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분열과 성장, 그리고 소멸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비정상적으로 분열만을 반복함으로써 결국 암세포로 이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암세포의 약 80%는 p53 유전자가 변이 또는 상실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백질은 DNA가 손상되었을 때 활성화되며 DNA 복제를 일시 중지하고 세포의 수정되지 않은 복사본을 복구하는 반응을 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손상되지 않은 DNA를 가진 복제 세포에서 p53 복구 활성은 불필요하며, 다른 단백질인 MDM2 E3 유비퀴틴 연결효소(ubiquitin ligase)에 의해 비활성화된다.

P53과 MDM2 사이의 조절된 상호작용, 즉 서로 간의 ‘악수(handshake)’는 건강한 세포가 분열하고 복제하는 것, 손상된 세포가 복구되는 것, 그리고 복구에 실패하거나 광범위한 손상을 입은 세포의 파괴에 필수적이다.

이 코끼리는 유전적으로 40개의 대립 유전자와 20개의 p53 유전자의 버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은 구조적으로 약간 다르며, 한 개의 유전자에서 단지 두 개의 대립 유전자가 있는 인간은 p53 유전자가 한 쌍(두개의 대립 유전자) 밖에 없지만 코끼리는 20쌍이 있다. 따라서 인간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에 걸쳐 분자 항암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는 손상된 유전자를 가진 세포를 미리 찾아 없애는 p53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암 발생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생화학적 분석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코끼리의 다른 p53 동위원소와 MDM2 사이의 ‘악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분자 배열의 작은 변화는 p53 분자 각각에 대해 다른 분자 구조를 초래한다. 작은 구조적 차이는 이성체인 아이소폼(isoform)의 3차원 형상을 변화시키고, 결국 p53과 MDM2 사이의 ‘악수’ 기능을 크게 변화시킨다.

연구팀은 코딩 서열과 분자구조의 변화 결과, 다수의 p53이 MDM2와의 상호작용을 피하여 정상적으로 불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인간과 달리 코끼리에게서 발견되는 다양한 p53들이 MDM2에 의해 분해되거나 비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이것은 어떻게 p53이 암 발병 예방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위한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설명하면서 “인간과 달리 코끼리의 경우 P53과 MDM2와의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어 “어떻게 p53 분자가 활성화되는지, 그리고 이것이 발암성 조건에 대한 감도와 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p53과 표적 약물 치료에 대한 추가 연구에 대한 흥미로운 전망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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