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악화되는 '침묵의 봄'

21세기, 악화되는 '침묵의 봄'

플래닛타임즈 2022-08-05 18:01:00 신고

 

 

  © 레이첼카슨 침묵의 봄 표지

 

 

기사 요약

1.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일컬어지는 '침묵의 봄'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동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2. 누구든 이 여름이 가기 전 환경 파괴가 일으키는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이 책 '침묵의 봄'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3. 언제까지 우리는 눈 앞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자연과의 공존을 포기하고 살아갈까?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출판된 것은 1962년이었다.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일컬어지는 '침묵의 봄'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동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언론의 비난과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카슨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중적 인식을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촉발시켰고, 이를 계기로 지구의 날(4월22일)이 제정되었다.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레이첼 카슨은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더우기 그녀의 저서 중 '침묵의 봄'은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은 그 제목이라도 들어봤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책이다. 그래서일까? 많이 인용되어 왠지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고 지레짐작하고 보지않게되는 영화처럼 60년 전 쓰여진 이 책를 굳이 펴 읽지는 않았었다.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이 유명한 문구가 이 책의 전부를 충분히 말해주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1950년 대 과학이 뭐 얼마나 발전했다고 2020년대의 변화를 반영해줄 수 있을까? 1960년 대 자연이 망가져봐야 뭐 얼마나 짓밟혔을까? 하며 환경이 파괴와 그 경각심에 관에 쓰여진 초창기의 책이라 사랑받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내 생각이 완전히 잘못된 것임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인양 운명처럼 손에 쥐어졌고, 마치 2022년 오늘을 투영한 것 같은 한 문장 한 문장에 감탄과 개탄을 넘나들며 읽게 되었다. 누구든 이 여름이 가기 전 환경 파괴가 일으키는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이 책 '침묵의 봄'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데는 수억 년이 걸렸다. 이렇든 시간은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 요소였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충분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충'이라는 현대적인 용어로 설명되는 곤충, 잡초, 설치류, 그 밖의 유기체들을 없애기 위해 수 백 종의 화학물질이 제조되었고, 다시 수천 개의 제품으로 만들어져 팔리고 있다. 그것들은 원래 목적인 잡초와 해충 몇 종류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익충'까지 모든 곤충을 무차별적으로 죽였고, 새와 물사리까지 침묵시켰다. 나뭇잎을 치명적인 유독물질로 도포했고 토양에까지 침투해 들어갔다. 이런 화학 물질은 '살충제'가 아닌 '살생제'라고 해야할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중반부에 등장하는 '죽음의 강' 편에 의하면, 1953년 여름 캐나다 뉴브런즈윅 해한은 미러미시강 출생 연어들의 회귀로 장관을 이뤘다고 한다. 연어들은 강 속 자갈 사이에 알을 낳았고, 가을, 겨울을 지나는 동안 구덩이의 새끼들은 난황의 양분으로 자라났다. 난황의 영양분을 모조리 흡수하고 나면 마침 따스한 봄이 오고, 하천의 곤충들이 연어들의 충분한 먹이가 되어주었다. 막 태어난 새끼 연어뿐 아니라 1년 생, 2년 생 연어들도 이 곳에서 다양한 곤충들로 성장해 갈 수 있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 모습일지 머리속에 그려진다.  

 

그러나 1953년 가문비나무벌레 개체수가 급속히 증가하자 시는 이 벌레를 박멸하겠다며 DDT 양을 늘려 살포하였다. 1954년 6월 1 평방미터의 땅에 뿌려진 살충제의 양은 112g이나 되었다. 이 DDT는 헬리콥터에서 나무, 마을, 하천을 가리지 않고 분사되었고, 1954년 생(생) 연어의 부화율은 0% 였다. 살충제의 살포는 해충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정작 어디든 가리지 않고 도포되었고, 해충뿐아니라 익충과 나무, 그리고 토양과 강으로 흡수된다. 토양에 흡수된 살충제는 또 토양에 살아있는 수 많은 미생물들과 지렁이에게 흡수되어 절멸시키고, 이 지렁이를 먹은 새들을 죽게 만들거나 알의 부화률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강이나 해양에 흘러들어간 살충제 역시 마찬가지다. 물 속 생태계의 미생물, 식물, 동물 모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몬태나 지역은 1956년 DDT 살포 후 동물군이 1/10로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지구는 정밀하게 연결되어있어 한 종류의 개체가 절멸할 경우 수십, 수만가지 개체의 생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간도 분명 이 지구에서 유기적으로 관계맺으며 살고 있는 생명체이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이 쓰여지고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살충제와 화학물질을 남용하는 이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60년 전 레이첼 카슨이 염려하고 규탄했던 자연에 비해 우리는 아마도 1/10도 남지않은 보잘것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파괴에 급가속 패달을 밟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어제도 아파트 단지에서는 나무에 방제 작업이 진행되었다. 대체 무슨 살충제를 뿌려대는 것일까? 올 봄, 꿀벌이 사라졌다며 양봉업자들의 인터뷰가 이어졌었다, 양봉업 30년 만에 이렇게 꿀벌통이 비어버린 것은 처음이라는 한탄이었고, 이어진 설명은 전자파, 따뜻해졌다가 급격히 하락한 기온 탓에 벌들이 얼어죽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최근 환경단체가 공개한 농약 실태를 확인하면 여기에 답이 있는 것 같다. 네오니코티노이드 농약이 꿀벌 폐사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 성분은 이미 EU와 미국 일부 주에서 꿀벌 폐사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사용이 금지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인체에 피해가 없어 '저독성'으로 분류되어 있다. '인체에 해가 없다' 그러면 정말 괜찮은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는 눈 앞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자연과의 공존을 포기하고 살아갈까? 이렇게 포기한 환경 파괴가 기하급수적인 비용으로 우리에게 청구서를 내밀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오늘도 나는 공사장의 시끄러운 소음에 눈을 떴다. 이미 새들의 지저귐은 듣지 못한지 오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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