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이 작품은 심포지엄 혹은 렉처 퍼포먼스(Lecture-Performance) 형식을 취한다. 즉 무용수들은 강연을 하듯 자신들이 참여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재연 속에서 무용수, 안무가로 겪는 고민을 관객과 공유하고자 한 것에 기인한다.
먼저 젊은 무용수들은 무용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 그리고 공연에 대한 기본적 태도인 준비, 퍼스트 스텝, 밸런스, 점프, 커튼콜, 퇴장 등 자신이 경험한 여러 상황을 언술하고 이를 행위로 구현한다. 이런 하나하나의 장면은 자신과 끊임없는 싸움 속에서 춤을 위한 토대가 만들어지고, 무용이 원초적이면서도 다양한 사유(思惟) 속에서 분출되는 찰나의 예술임을 치기어리지만 진지하게 표현하며 흥미를 끌었다.
이는 먼저 인공지능에 의한 안무법 ‘춤추는 인공지능 마디’를 통한 창작과 기술 공유의 현재적 모습을 보여주고, 데이터와 딥러닝의 학습으로 이루어진 움직임의 연속성을 구현하면서 실증하려 했다. 이러한 방법은 과학에 의한 치밀하고 효율적인 안무법의 가능성과 함께 춤의 본질인 감정의 표현이 인공지능에 지배되는 것은 아닌지 무용의 미래 그리고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을 진지하게 전해주며 관객에게도 고민과 잔상을 남겨줬다.
이 작품의 제목은 ‘새로운 춤’이 아닌 ‘거의 새로운 춤’이다. 이렇게 명명한 것도 무용은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와 조응하며 미시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음을 전하려 한 점에 기인할 듯하다. 또한 이 작품은 현존하는 무용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면서 무용의 본질이 무엇이고, 미래에 어떠한 존재 가치로 남을 것인지 진지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풀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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