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맞닥뜨리는 안전의 경계

편의점에서 맞닥뜨리는 안전의 경계

싱글 플러스 2022-07-05 13:00:00 신고

편의점에서 맞닥뜨리는 안전의 경계

싱글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편의점. 그곳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은 어느 범위까지 가능해야 할까?

일러스트 김가빈 사진제공 www.shutterstock.com

혼자 살기 시작한 이후 편의점 이용 빈도가 부쩍 늘었다. 매월 속죄하는 심정으로 들여다보는 카드 명세서에서도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언제 어디서나 늦은 시각까지 운영되는 편의점은 싱글의 만물상이다. 야심한 시각 찾아오는 식욕처럼 불시착한 욕망을 채워주고 미숙한 살림 실력을 구원한다. 불과 몇 달 전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대란이 일어났을 때는 생활과 생존에 필요한 생필품을 판매하며 공공 인프라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국 2만여 개에 불과한 약국과 달리 전국적으로 5만여 개 이상 점포가 존재하는 편의점은 일시적 생필품이었던 자가진단키트의 주요 공급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은 소비자의 생활권에 긴밀하게 닿아 있어 쉽고 빠른 유통이 가능했다. 이때부터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품목 확대라는 이슈가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혼자 가정을 꾸려나가는 싱글의 입장에서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꽤 많은 이슈다. 편의점의 의약품 판매는 2012년 11월 시작됐다. ‘안전상비의약품’ ‘가정상비약’이라는 개념도 이때 등장했다. 약사법 개정으로 안전상비의약품제도가 시행되며 일반의약품이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유통 채널에 착륙했다. 물론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까다로운규제도 존재한다. 일반의약품은 약국이 영업을 하지않는 공휴일이나 주말, 야간, 새벽 시간에 긴급하게 의약품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에 한해 취급할 수 있다. 판매 시에도 약물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존재한다. 편의점에서 약을 판매하는 사람은 의약품에 대한 설명과 효능 등 처방의 여지가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없다. 구매자 역시 효능이나 섭취 방법 등을 안내받을 수 없으며 1인 1일 구매량도 제한적이다. 약국 판매 제품과 성분과 용량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약국에서 파는 타이레놀이 10정이라면 편의점은 8정, 종합 감기약인 판피린 역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판피린T’는 콧물, 코막힘, 발열, 근육통 완화 효과만 있지만 약국에서 판매되는 ‘판피린Q’에는 기침과 가래 감소 효과가 더해진다. 또 다른 안전상 비의약품 베아제 역시 약국 약은 10정이 들어 있는 반면 편의점 약은 3정만 들어 있으며, 까스활명수 또한 편의점에서는 까스활액이라는 이름으로 성분 함유를 축소해 판매된다. 현재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있는 약품은 4개 부문 13가지다. 타이레놀과 같은 해열 진통제, 종합 감기약, 훼스탈, 베아제와 같은 소화제 그리고 근육통에 붙이거나 뿌리는 파스 정도.4개 부문에 불과하다 보니 비슷한 효과를 지닌 13개품목을 전부 파는 편의점은 찾기 힘들다. 실제로 강남 인근 편의점 15곳을 돌아봤을 때 편의점의 약품 카테고리는 생각보다 미미했다. 가정상비의약품 역할을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 기존 상비약의 품목중 중복되는 것을 제외하거나 새로운 효능군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2018년 기준, 미국은 대형마트나 슈퍼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이 3만여 개가 넘고 일본은 1만2000여개 일반의약품을 약국 이외의 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국가도 적지 않다. 팬데믹 이후 아마존은 미국에서 아마존 파마시를 론칭해 온라인 약국 서비스를 선보였고, 우버 역시 ‘우버 헬스’를 통해 처방약 배송 사업을 시작했다. 안전상비의약품제도 시행 이후 딱 10년이 지났지만 법은 여전히 제자리다. 그동안 상비약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몇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약물 오·남용의 위험을 이유로 매번 무산되었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신중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의약품 접근성 향상의 화두는 한 번쯤 돌아봐야 할 문제다. 사회의 변화 속도와 방향은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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