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뿌리를 두고 미래를 내다보는 건축가의 초록 집

땅에 뿌리를 두고 미래를 내다보는 건축가의 초록 집

엘르 2022-06-24 00:00:01 신고


수영장 그 이상의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 공간.


수영장 그 이상의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 공간.


건축회사 ‘모어(More)’ 창립자인 발렌티나 모레티(Valentina Moretti)는 건물을 설계하고 지을 때 ‘땅과 그들이 속한 문화에 가치를 부여해 미래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프로젝트에만 참여한다’는 가족의 만트라(Mantra)를 엄격히 따른다. “이 집은 온 가족이 살았던 이탈리아 브레시아 언덕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에서 탄생했습니다. 언덕 위에서도 특정 지점을 정확히 선택해 대지로 삼았어요. 어린 시절 제가 집 짓기 놀이를 했던 자리죠. 이곳에서 주변 숲에서 모은 나무 토막과 돌 같은 재료로 집 짓고 놀았어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싹을 틔운 집의 구조는 360˚ 자연 풍경을 생각해서 결정했다. 그녀의 집에서는 하루와 계절의 변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파올로 팔루코(Paolo Pallucco)와 미레일례 리비에르(Mireille Rivier)가 디자인한 접이식 테이블 ‘캄포 도로(Campo D’Oro)’는 데파도바(DePadova) 제품. 카스티글리오니(Castiglioni) 디자인의 ‘가토(Gatto)’ 램프는 플로스 제품.


파올로 팔루코(Paolo Pallucco)와 미레일례 리비에르(Mireille Rivier)가 디자인한 접이식 테이블 ‘캄포 도로(Campo D’Oro)’는 데파도바(DePadova) 제품. 카스티글리오니(Castiglioni) 디자인의 ‘가토(Gatto)’ 램프는 플로스 제품.



빈센트 반 두이센(Vicent van Duysen)이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를 둔 다이닝 룸. 의자는 지오 폰티(Gio Ponti)의 ‘슈퍼레제라(Superleggera)’. 단순한 형태로 공간에 힘을 더하는 세 개의 우아한 램프 ‘칼리스포 마르티니크(Calyspo Martinique)’는 콘타르디(Contardi) 제품.


빈센트 반 두이센(Vicent van Duysen)이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를 둔 다이닝 룸. 의자는 지오 폰티(Gio Ponti)의 ‘슈퍼레제라(Superleggera)’. 단순한 형태로 공간에 힘을 더하는 세 개의 우아한 램프 ‘칼리스포 마르티니크(Calyspo Martinique)’는 콘타르디(Contardi) 제품.


모레티는 약 300평에 이르는 자신의 주택 프로젝트를 5개월 만에 완성했다. “2주 만에 계획과 구상을 마쳤어요. 그만큼 명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한 집이었죠.” 발렌티나 모레티의 작업은 ‘녹색혁명’으로 불린다. 자연과 하나 되는 건축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고 선보이는 데 전념하는 모레티의 건축방식은 윤리적이고 미학적인 면에서 신선한 접근을 보여준다. “모어가 추구하는 건축의 기본은 ‘지속성’입니다. 기술과 연구는 자연과 그곳에 사는 인간을 존중하는 도구가 돼 야 한다고 생각하죠.”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다섯 개의 콘크리트 구조를 통해 공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모어의 혁신적인 건축방식은 창립자인 그녀의 집에서도 읽을 수 있다. 모레티의 집에서 안과 밖의 개념은 무의미하다. 두 개의 넓은 정원에서 가져온 흙으로 실내에 많은 식물을 심으면서 자연과 건축은 하나의 유기체가 된다. 가족 구성원의 내밀한 사적 공간은 참나무로 장식했고, 집 안 곳곳은 식물을 천연 커튼 삼아 빛을 가렸다. 집을 에워싼 숲이 담벼락 역할을 하고, 식물들이 천장의 원형 구멍을 통해 내려오도록 연출한 수영장은 자연의 손길이 묻은 고대 성역처럼 보이기도 한다. 캔틸레버 구조의 테라스 위에 둔 베란다는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초록 식물로 가장자리를 둘렀다. 루프톱 테라스에서 흘러내리는 식물은 단열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면서도 길쭉한 형태의 테라스에 볼륨감을 더하며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준다. “시멘트와 목재, 강철, 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형태가 변해요. 저는 집이 세 명의 아이가 있는 가족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진화하는 유기체이길 바랐어요. 이런 재료들은 제가 원한 집에 걸맞은 생명을 줘요.”

실내공간 못지않게 큰 면적을 차지하는 테라스. 수풀로 벽을 만든 조경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내공간 못지않게 큰 면적을 차지하는 테라스. 수풀로 벽을 만든 조경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집 내부는 외벽인 콘크리트 벽이 지닌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을 완화하기 위해 주문 제작한 가구와 고유의 이름을 지닌 디자이너, 생산자의 디자인 가구를 흥미롭게 섞어 배치했다. 모든 것이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어우러진다. “제 성격처럼 스타일도 다양해요. 디자인 스튜디오의 가구를 평생 동안 수집한 다른 가구와 섞어 배치하는 걸 좋아하죠.” 두 면의 유리 벽체가 맞닿은 거실의 한구석. 초록의 야외 정원에 앉은 것처럼 아늑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이 자리에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하고 프리츠 한센이 생산한 랩어라운드 라운지 체어를 뒀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테라스에는 지역 장인이 만든 나무 테이블과 이케아에서 구매한 램프, 지오 폰티가 디자인하고 카시나에서 생산된 의자 ‘수퍼레제라’가 어우러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과 지역 장인이 단 한 점만 제작한 비밀 작품을 모두 사랑하는 모레티의 취향을 읽을 수 있다.

강철 소재의 폴리폼(Poliform)의 주방 가구가 목재와 식물과 어우러진 키친 룸.


강철 소재의 폴리폼(Poliform)의 주방 가구가 목재와 식물과 어우러진 키친 룸.



질서정연한 선과 그레이, 베이지, 톤다운된 화이트 등 미묘한 색상 변주로 예술적이고 편안하게 연출한 거실. 벽에 건 작품은 에우제니오 카르미(Eugenio Carmi)의 것.


질서정연한 선과 그레이, 베이지, 톤다운된 화이트 등 미묘한 색상 변주로 예술적이고 편안하게 연출한 거실. 벽에 건 작품은 에우제니오 카르미(Eugenio Carmi)의 것.



물푸레나무를 깎아 만든 나무 모양의 캐노피 침대는 주세페 리바도시(Giuseppe Rivadossi)가 디자인하고 아비토(Habito)에서 제작했다. 이불은 리사 코르티(Lisa Corti)의 디자인.


물푸레나무를 깎아 만든 나무 모양의 캐노피 침대는 주세페 리바도시(Giuseppe Rivadossi)가 디자인하고 아비토(Habito)에서 제작했다. 이불은 리사 코르티(Lisa Corti)의 디자인.



욕조와 세면대, 천장 조명까지 욕실을 이루는 요소는 모두 둥근 곡선으로 통일했다.


욕조와 세면대, 천장 조명까지 욕실을 이루는 요소는 모두 둥근 곡선으로 통일했다.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라운지 체어 ‘로(Ro)’는 프리츠 한센 제품. 블랙 컬러의 플로어 램프는 올루스(Oluce)의 ‘쿠페 3320(Coupe` 3320)’. 둥그런 대리석처럼 생긴 퍼프 의자는 마우리치오 갈란테(Maurizio Galante)의 디자인으로 발레리 이탈리아(Baleri Italia) 제품.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라운지 체어 ‘로(Ro)’는 프리츠 한센 제품. 블랙 컬러의 플로어 램프는 올루스(Oluce)의 ‘쿠페 3320(Coupe` 3320)’. 둥그런 대리석처럼 생긴 퍼프 의자는 마우리치오 갈란테(Maurizio Galante)의 디자인으로 발레리 이탈리아(Baleri Italia) 제품.



발렌티나 모레티의 ‘녹색혁명’이 구현된 집.


발렌티나 모레티의 ‘녹색혁명’이 구현된 집.




에디터 이경진 글 sara dal zotto 사진 valentina sommariva(living inside) 디자인 김희진

Copyright ⓒ 엘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