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리셋 마라톤의 딜레마

[기자의 눈] 리셋 마라톤의 딜레마

소비자경제신문 2022-06-23 17:55:52

3줄요약
리세마라 과정은 재미있으면서도 고통스럽다. 고급 캐릭터는 무지색 등의 휘황찬란한 색으로 나오기 마련인데,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과정이다. [사진=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게임 화면]
리세마라 과정은 재미있으면서도 고통스럽다. 고급 캐릭터는 무지색 등의 휘황찬란한 색으로 나오기 마련인데,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과정이다. [사진=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게임 화면]

게임에서는 리셋 마라톤, 소위 ‘리세마라’라고 부르는 행위가 있다. 이 행위의 목적은 게임 초반 캐릭터들의 육성과 진행을 쉽게하기 위함으로, 출시 기념으로 주어진 무료 재화로 스타트 대시류 확률형 아이템 가챠를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도록 돌리는 것이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게임 진행 자체가 매우 윤택해지고 과금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많이들 선호되고 있다. 또 확률을 뜷고 원하던 결과를 얻었을 때의 쾌감과 재미도 확실하다. 

이러한 리세마라는 모바일 게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서브컬쳐 장르가 혼합된 게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국내 서비스 기준으로는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미호요의 원신·붕괴3, 요스타의 명일방주·벽람항로, 넥슨의 블루아카이브·카운터사이드, 넷마블의 페이트그랜드 오더·일곱개의 대죄·파블 퓨처 레볼루션,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주요 상품으로 하고 있으며, 출시 혹은 계정 생성 초기에 일부 유료 재화를 무료로 지원한다.  

그러나 해당 행위에는 계정을 초기화하거나 삭제하여 게임을 초기 상태로 돌리는 과정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일부 게임은 시스템적으로 초기화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게임은 계정 설정에 들어가 데이터를 삭제해야하는 귀찮은 과정이 동반된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수십, 수백번이 동반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지루함과 동시에 회의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PC에서 앱플레이어 여러 개를 동시에 구동해 리세마라를 돌려 효율을 높일만큼 힘이 든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러한 리세마라가 ‘필수’나 ‘통과의례’인 것처럼 되어가는 것은 조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리세마라를 통해 반드시 획득해야만 하는 필수 캐릭터나 카드, 아이템 등을 소위 ‘인권’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는 리세마라 대상 캐릭터 중 소수의 필수 캐릭터가 한 캐릭터의 성능을 묻어버릴 정도라는 것을  의미하고, 오히려 게임을 온전히 즐기게 만드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또 최근에는 이러한 필수 캐릭터가 적게는 2명, 많게는 4~5명까지 늘어나서 낮은 확률을 뜷어내야만 하는 유저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 

다만 이렇게 노력한다는 것은 그만큼 “난 이 게임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오랫동안 즐기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도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반복되는 리세마라로 인해 충성 고객이 될만한 유저가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필수 캐릭터 보다 성능이 조금 낮지만 적당히 구할 수 있는 대체재를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리세마라에 지친 유저들이 계정을 암암리에 사고 파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게임사는 예정을 거래하는 것을 약관 등을 통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유저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계정 거래를 장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위 ‘작업장’들이 매크로를 이용하여 리세마라를 진행해 만든 불법 계정을 파는 ‘어둠의 창조경제’가 만연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행위에 대해 구매자와 판매자가 ‘이 게임을 하려면 필요악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당장 지난 20일 출시한 우마무스메도 개발사인 사이게임즈가 배치한 캐릭터 육성용 서포트 카드 일정과 함께, 특정 서포트 카드를 무려 5장을 먹어야 그나만 게임을 할만하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한달 뒤에 ○○○서포트 카드 픽업 일정 되면 그 때 리세마라 돌려도 괜찮지만 그냥 계정을 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러한 불법 계정을 구매한 유저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게임사도 바보는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이런 작업장 계정들을 이용 정지·해지시키는데, 유저는 스스로 약관을 위반 했기 때문에 어떠한 보호도 받을 수 없다. 판매자나 거래 중개인에게서 보상을 받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계정을 구매할시 구글과 카카오계정을 판매자에게 노출하기 때문에 더 큰 위협에 처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불법 계정의 확대는 게임 산업적으로 좌시할 수 없는 문제다. 최근 블루아카이브는 한국서버에서 1000만개 이상의 계정을 불법 프로그램 사용으로 사용 정지 시킬 만큼  위세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계정 수만큼 게임사의 리소스와 매출이 손해보고 있다는 말이고, 해당 계정 수만큼의 유저 피해도 생겨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리셋 마라톤의 매력과 재미는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유저와 게임사 양쪽의 피해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개선점을 업계와 유저 모두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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