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과 탕웨이라는 보기 드문 조합이 화제가 됐지만, 다른 출연진의 면면도 몹시 화려합니다. 그 중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건 김신영의 출연입니다. 신인 배우 김신영이냐고요? 우리가 모두 아는 코미디언 김신영이 맞습니다.
남을 울리는 것 만큼 웃기는 것도 힘들죠. 김신영이 각종 코미디 연기로 보여 준 표현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는데요. 특히 중년 남성과 여성을 기가 막히게 모사합니다. 거의 툭 치면 탁 나오는 수준입니다.
칸에서 퍼지기 시작한 김신영의 〈헤어질 결심〉 출연 소식에 모두가 박찬욱 감독을 붙잡고 물어 봤습니다. 감독은 당시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 일부에게 "김신영을 전혀 모르는 사이였지만 아주 옛날 SBS 〈웃찾사〉에서 '행님아'라는 유행어를 할 때부터 정말 팬이었다"라며 "(김신영은) 탁월한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계가 그런 사람을 내버려두면 안 된다고 느꼈다"라고 했습니다. 연기도 잘 하고, 즉흥적 순발력과 사람들의 특징을 캐치하고 모사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까지 빼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김신영이) 바빠서 출연해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감독님들도 김신영씨에게 기회를 많이 주면 좋겠다"라고 엄청난 무게감의 추천서를 날렸습니다. 국내에서 진행된 시사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죠. "원래 코미디 잘하는 사람들은 보통 다른 연기도 잘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서 별 염려 없이 캐스팅 했는데 그 이상으로 잘 해줘서 보배라고 생각한다"라면서요. 특별출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김신영이 영화에서 갖는 존재감은 기대 이상입니다. 해준(박해일)의 후배 형사로, 영화 후반부로 가면 극의 주요 캐릭터가 되는 인물을 맡았죠.
극찬을 받은 김신영을 비롯해 이정현, 박용우, 고경표, 박정민도 강렬한 연기로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박찬욱 감독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작품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헤어질 결심〉, 우선은 연기 만으로도 볼 맛이 나겠어요.
에디터 라효진 사진/영상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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