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보면 고평가된 선수들도 있다”... 어느 농구 원로의 뼈있는 지적

“연봉 보면 고평가된 선수들도 있다”... 어느 농구 원로의 뼈있는 지적

한스경제 2022-05-29 17:02: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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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 모습. /KBL 제공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 모습. /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22년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자율 협상이 25일 정오에 마감된 가운데 한 농구 원로 인사가 연봉 계약 세태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놔 눈길을 끈다. 그의 지적은 프로농구의 발전을 바라는 진심 어린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만난 프로농구 감독 출신의 한 원로 인사는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우 실력에 맞는 고액 연봉을 받는 게 마땅하다”라면서도 “물론 실력에 비해 연봉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선수들도 더러 있다”고 꼬집었다.

◆ ‘언성 히어로’도 조명 받아야

자율 협상 기간엔 팀별 주요 선수들의 계약이 이뤄졌다. 2021-2022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17.4득점 6.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서울 SK 나이츠를 통합 챔피언으로 이끈 김선형(34)은 3년 기간으로 첫해 보수 총액 8억 원(연봉 5억6000만 원·인센티브 2억4000만 원)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첫해 보수 총액 8억 원은 올 시즌 FA 선수 가운데 최고 대우다. 이승현(30)과 허웅(29·이상 전주 KCC 이지스), 전성현(31·데이원자산운용)이 나란히 7억5000만 원씩 받았고 이정현(35·서울 삼성 썬더스)은 7억 원, 두경민(31·원주 DB 프로미)은 5억 원에 각각 사인했다.

농구 원로는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그는 “어떤 선수의 경우 수비는 제쳐두고 공격만 하려 하는 반쪽 짜리 선수인데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가 이처럼 핏대를 세운 이유는 있다. ‘언성 히어로’에 가까운 선수들의 처우 개선과 조명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팀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가 늘 있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은 대개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하더라. 과거에 비해 최근 들어 그런 경향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요즘엔 득점 등을 많이 하는 간판 선수들만 언론에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연봉을 실력에 비해 과하게 높게 받는 몇몇 선수들이 위에 있으면) 궂은일을 하면서 보이지 않게 팀에 기여하는 일부 선수들은 (총연봉 상한제인 샐러리캡 체제에선) 연봉이 오르기 어렵다. 그런 선수들의 연봉은 늘 눌려 있게 마련이다”라고 덧붙였다.

농구 원로는 현재 잘 거론되지 않고 있지만 팀 승리에 적지 않게 기여하는 선수들도 많아 미디어가 그런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 프로농구 선수들간 양극화가 지나치게 심해지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다. 아울러 프로농구 발전을 바라고 후배 선수들을 아끼는 농구 원로의 따뜻한 조언과 바람이었다.

프로농구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인 김주성. /KBL 제공
프로농구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인 김주성. /KBL 제공

◆ 프랜차이즈 스타 개념 재정립 필요

농구 원로는 프랜차이즈 스타 개념의 재정립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프로농구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엄밀한 기준을 들이대면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할 만한 선수들은 원주 동부 프로미(현 원주 DB 프로미) 출신 김주성(43·은퇴) 등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은퇴하는 선수들에게 다소 쉽게 따라붙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수식어도 곰곰이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2~3개 팀을 오간 선수들에게도 붙여지는 경우가 있더라. 진정한 의미의 프랜차이즈 스타에게만 그런 호칭을 붙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분명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존중해주자는 의미다.

물론 이 농구 원로는 요즘 선수들의 기본기와 관련해선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자유투 성공률이 낮다거나, 노마크 레이업 등을 실패하는 사례에 대해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사실 선수들의 기본기와 관련해선 올 시즌 통합 우승을 거머쥔 전희철(49) 서울 SK 나이츠 감독도 비슷한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전희철 감독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미지에 대한 문제일 수 있다. 팬들은 주로 문경은(51), 이충희(63), 허재(57) 선배들 같은 슈팅이 좋았던 선수들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제가 선수 시절일 때도 슈팅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많았다. 지금은 3점슛 라인도 길어졌다. 요즘 선수들이 저희 때보다 슈팅이 많이 떨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투 성공률에 대해서도 가끔 선수들과 얘기를 해봤다. 저희 땐 훈련을 슈팅 위주로 했지만, 지금은 슈팅 외에도 스킬 트레이닝 등 다양한 것들을 한다. 그럼에도 슈팅이 많이 떨어지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전성현 선수를 봐도 슛이 굉장히 좋다. 지금은 팀 수가 10개 구단으로 많아 슈팅을 잘하는 선수에 대한 이미지가 흐려졌을 수 있다. 요즘 선수들도 많이 노력한다“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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