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그램의 인연 #2] 끔찍했던 산불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21그램의 인연 #2] 끔찍했던 산불에서 살아남은 아이들

플래닛타임즈 2022-05-20 12:48:00 신고

▲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동물들을 이동시키는 모습  © 카라

 

끔찍했던 울진 산불

2022년 3월, 경상북도 울진에서 서울 면적의 1/3이 불탔다. 산부 피해 규모는 1300억 원,  213시간 동안 진화 작업이 계속된 후에야 불을 끌 수 있었다. 울진·삼척 산불은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시작했다. 산불이 발생했던 날은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불었고, 불은 급속도로 번졌다. 정부는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마른 낙엽과 건조한 공기, 강한 바람으로 인해 주불을 잡지 못했다. 

 

울진·삼척 산불 주불 진화에 걸린 시간은 213시간(8일 21시간)

 

새벽 봄비가 내린 덕분에 겨우 응봉산 주불을 잡는 데 성공했다.

 

국가기간시설과 인명 피해를 막았지만, 이번 화재로 울진군 4개 읍·면과 삼척시 2개 읍·면 주택 319채와 농·축산 시설 139곳, 공장·창고 154곳, 종교시설 등 31곳 등 643곳이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울진군 1만 8,463㏊, 삼척시 2,460㏊ 등 임야 2만 923㏊가 피해 영향을 받았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72배, 축구장 전용면적(0.714㏊)의 2만 9,303배 크기다.

 

산불로 집 잃고, 가족 잃고

산불은 사람이 사는 집과 가축이 사는 농장, 농사를 짓던 논과 밭,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집어삼켰다. 검은 재와 잔해만이 남았다. 잔해 속으로는 동물의 사체들도 많았다. 그중에는  화재를 피하지 못한 시골 개도 있다. 평생을 1m도 안되는 목줄에 매여 살다가 무섭게 달려드는 불길에 불타 죽은 개들의 사체에서 그 고통과 비극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 살아남은 시골 개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카라 활동가들  © 카라

 

화재로 황급히 집을 떠나야 했던 탓에 미처 개들의 목줄을 풀어줄 겨를이 없었다는 사람들, 밖에 있다가 집에 들릴 새 없이 바로 피난처로 이동했다는 사람들, 이미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구조를 하지 못했던 사람들. 다들 제각기 다른 사정으로 개들을 구할 수 없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목줄 때문에 도망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불길에 휩싸인 개 ‘작은 메리’, 그 옆에서 메리의 죽음을 지켜보고 자신도 화상을 입은 ‘큰 메리’, 화재 진압 작업 중 목줄이 끊겼지만 주인 노부부의 집을 지키며 무지개 다리를 건넌 ‘울진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카라는 개들을 산 채로 태우게 된 원인이 비단 ‘산불’만은 아니라고, 비인간 동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 낡은 편견과 무지에 대해 생각해보길 권했다.

 

카라는 이번 산불에 살아남은 동물들의 치료를 지원했다. 개집이 불에 탄 아이들을 위해 개집을 선물하고, 무거운 쇠목줄 대신 3m 와이어줄로 바꿨다.

 

동물보호센터도 피하갈 수 없던

유기동물을 보호하던 울진군 동물보호센터도 산불을 피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보호하던 85마리의 동물들이 황급히 피난을 떠나야 했고, 이 소식을 들은 카라가 곧장 인근 지역에서 이동장 수급을 수소문했다. 다행이 경주 ‘한스케어’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의 이동을 준비할 수 있었다.

 

▲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동물들을 이동시키는 모습  © 카라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동물들을 이동하던 날, 산등성이 너머로 새빨간 하늘이 보였고, 하늘에서는 계속 재가 떨어졌다. 불길이 계속 다가오는 긴박한 상황, 동물 이동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직접 차를 끌고 와 도움을 주기도 했다. 또 쓰지 않는 이동장을 기부하여 더 안전하게 85마리의 동물들을 옮길 수 있었다.

 

카라는 SNS 채널을 통해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의 동물들 입양 홍보를 도우면서 28마리의 동물을 구조해 보호하기 시작했다. 산불이 남아있는 동물보호센터로 이동한 동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보호사가 물리적‧인적 여유를 갖게 함으로써 산불 피해로 발생한 유기 유실 동물에 대한 보호능력을 확보하게 하기 위함이다.

 

앤디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어요

따뜻한 가정을 찾고 있는 앤디는 카라가 울진군 동물보호센터에서 가라가 구조한 28마리 중 하나다. 앤디는 조금 소심한 친구다. 활동가들과 친해지면서 사람의 손길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타고난 친화력과 활동성 덕분에 견사에서는 차분하지만 운동장에만 나가면 어느 친구들보다 뛰어놀기를 좋아한다.구조 당시 심장사상충 감염으로 지금은 후처치를 진행 중이다.

 

앤디는 지금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낼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앤디의 입양을 원한다면 ‘동물행동권 카라’ 홈페이지에서 입양을 신청해보길 바란다.

 

▲ 동물행동권 카라, 입양하기 '앤디' 프로필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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