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 낙태법, 어떤 것들이 있나?

가짜뉴스: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 낙태법, 어떤 것들이 있나?

BBC News 코리아 2022-05-17 00:09:49 신고

3줄요약
임신한 여성
Getty Images

미시는 낙태가 완전히 금지된 나라 필리핀에 살고 있는 약 9천만 명의 가임 여성 중 한 명이다. 그는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낙태약을 살 여유가 없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했다. 그곳에는 불법약과 불분명한 민간요법 등 잘못된 정보들이 넘쳐났다.

구글과 페이스북을 한참 검색한 미시는 구아바 잎 삽입을 비롯해 진한 커피, 알로에 베라 식물 추출물 등을 포함한 일련의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물론 이들 방법이 효과적으로 혹은 안전하게 임신을 끝내는 방법이라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미시는 "가정 요법을 사용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그저 복통과 두통만 생겼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민간 요법

캠페인 단체인 디지털혐오대응센터(CDH)에 따르면, 전 세계 48개국에서 '낙태 방법'을 입력하면 구글 자동완성에 날달걀이나 소금물을 이용한 비효과적인 가정요법이 함께 뜨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차 말하지만 이 방법들이 낙태를 유도한다는 증거는 없다.

구글은 자사 시스템이 이처럼 잠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모두 포착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집행팀에서 이를 검토하고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연관 검색어들은 남아프리카, 케냐, 인도, 필리핀, 폴란드, 우크라이나, 호주, 영국, 미국을 포함한 모든 대륙에서 발견됐다.

정품 광고 차단

그러는 사이 정확한 낙태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자사의 정보가 별다른 설명 없이 정기적으로 사이트에서 차단된다고 BBC에 말했다.

• 세계 최대의 낙태 관련 비정부기구(NGO) 마리 스톱스 인터내셔널(MSI)은 유튜브 채널이 몇 주 동안 중단되는 것은 물론 구글과 페이스북 광고도 반복적으로 차단됐다. 유튜브를 소유하고 있는 구글은 해당 사안에 대해 오류였다고 밝히며 현재 채널은 복구됐다고 설명했다.

• 146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가족계획연맹(IPPF)은 페이스북과 구글 광고의 약 절반이 거부됐다고 밝혔다.

• 20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민온웹(Women On Web)을 포함해 사람들이 낙태 약에 접근하는 것을 돕는 일부 단체들은 자신들의 광고와 소셜 계정이 여러 플랫폼에서 차단됐다며 증거를 공유했다.

구글은 낙태 관련 광고를 규제하는 명확한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현지 국가법과 규정에 의해 결정된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일부 잘못 거절됐던 광고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검색 목록의 최상단에 어떤 광고가 뜨는지에 대해 자사에 지불되는 광고료뿐만 아니라 '관련성'과 '전체적인 품질'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SI 남아프리카의 휘트니 치노그웨냐는 규제된 낙태 클리닉들이 광고 확보를 위해 반낙태 클리닉이나 규제되지 않은 낙태약 제공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어 이러한 가격 경쟁이 결국 '예산 싸움'을 야기한다고 설명한다.

MSI는 구글 검색 결과에서 규제되지 않은 사이트에 대한 광고가 자사 사이트보다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가 의약품 및 비규제 약품

낙태를 유도하기 위해 자가 요법을 찾는 건 미시만이 아니다.

MSI는 사람들이 민간 낙태 요법과 규제되지 않은 약을 거래하는 온라인 그룹들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BBC는 절망 속에서 민간 요법을 찾던 여성들이 효과를 보지 못해 결국 규제되지 않은 낙태약을 구하는 것을 일부 페이스북 그룹에서 확인했다.

자선단체 낙태지원네트워크(Abortion Support Network)의 설립자인 마라 클라크는 이들 약들이 여성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 중에 진짜 낙태약도 있지만 복용법이나 복용량이 올바르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미소프로스톨(의료용 낙태에 사용되는 두 가지 약 중 하나)은 값이 싸기 때문에 오히려 가짜 약을 보내는 게 돈이 더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완전한 임신 중절을 위해선 미소프로스톨 외에도 미페프리스톤까지 두 가지 약이 모두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들 두 종류의 약이 올바른 방법으로 투여돼야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클라크는 이런 광고들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사이일 수 있다면서 결제를 해도 어떤 약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낙태에 사용되는 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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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프로스톨과 미페프리스톤은 의료용 낙태에 사용되는 약품이다

이들 단체에 속한 여성들 일부는 낙태가 불법인 나라에 살고 있어 이것만이 유일한 선택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낙태와 낙태약이 합법인 나라에 살고 있다.

MSI의 치노그웨냐는 자국에서 낙태는 "합법적이지만 여전히 주홍글씨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낙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되어 있는 시설들을 봐도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뿐만 아니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라고 강조했다.

구아바 열매
Getty Images
구아바 잎 사용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잘못된 낙태 방법 중 하나다

인터넷 기반 클리닉은 "낙태에 대한 장벽을 깨는 강력한 방법"이 되고 있다. 위민온웹(Women On Web)의 베니 알라-시우루아는 자선단체를 통해 달리 낙태약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낙태 방법

생식 건강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나쁜 조언은 최근의 새로운 온라인 현상과는 조금 다르다.

아프리카 잠비아 루사카에 사는 청소년인 아비갈 삼보는 친구들에게 성 건강에 대해 교육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질에 카사바잎을 삽입하는 것에서부터 끓인 코카콜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낙태 방법을 시도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개발재단과 함께 합법적으로 사람들에게 피임과 낙태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대상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젊은 여성들이다. 그들은 보통 동네 할머니들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받곤 한다.

인터넷과의 차이점이라면 얼마나 빨리 정보가 퍼질 수 있는지, 유료 광고를 통해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지, 혹은 그렇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람들에게 정보가 얼마나 빨리 전달될 수 있는지 등이다.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들이 정보의 노출을 결정하는 일종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알라-시우루아는 "기술이 양날의 칼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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