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축구에서 헌신적인 선수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K리그1(1부) FC서울에서도 팬들에게 힘찬 박수를 받는 선수가 있다. 바로 공격수 박동진(28)이다.
흔히 공격수는 ‘득점으로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공격수의 최우선 과제는 득점이다. 15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나상호(26)가 이 임무를 수행해내며 서울이 1-0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 승리에는 박동진이라는 숨은 살림꾼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선수를 ‘언성 히어로’라고 부른다. 박동진에게 딱 알맞은 표현이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의 최우선 과제를 이뤄내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그 외적인 활약은 ‘만점’이었다.
안익수(57) 서울 감독이 추구하는 일명 ‘익수볼’은 패스 후 움직임을 가장 중요시한다. 박동진은 안익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다. 단순히 최전방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다. 상대 수비 사이 공간이 빌 때면 수시로 뒤 공간을 파고든다. 투지 넘치는 몸싸움을 펼치며 나상호, 조영욱(23) 등에게 슈팅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박동진은 수비수 출신이다. 그는 2019시즌에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그렇다 보니 팀의 역습 위기 상황에서도 빛난다.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압박을 시도한다. 그의 1차 목표는 공을 빼앗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동료들이 수비 진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려고 한다. 이렇듯 박동진은 공수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출전 시간 내내 성실하게 수행해낸다.
박동진은 올 시즌 3경기에서 나서 한 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수라는 포지션으로 놓고 봤을 때는 아쉬운 성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서울 팬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가 있다. 그는 이날 후반 39분 1-0으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홈 팬들의 응원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슴이 뜨거워진 홈 팬들은 더 큰 목소리로 서울 선수들을 응원했다. 자칫 처질 수 있는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렸다.
안익수 감독도 박동진의 이런 모습을 높이 샀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 감독은 “항상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선수다. 저희가 쉬어가고 싶을 때 활력이 된다. 유쾌한 성격으로 훈련 분위기나 경기장에서도 열정을 이끌어내 줄 수 있는 좋은 장점을 가졌다”고 칭찬했다. 이어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안 감독은 “그 열정이 지나쳐서 3경기에서 3장의 경고를 받았다. 그 부분은 좀 지양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함께 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나상호도 박동진에 대한 장점을 늘어놨다. 그는 “파이팅이 넘쳐 팀 사기를 북돋아준다. 공중볼 경합도 잘하고 볼 간수도 잘한다. 선수들이 힘들 때 싸워주는 덕분에 공수 전환하는 시간, 회복할 시간을 벌어준다. 득점할 수 있는 결정력을 가졌기 때문에, 한 골만 더 터진다면 연달아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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