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온 기술

하늘에서 내려온 기술

모터트렌드 2022-05-16 00:00:00 신고

ACC(Adaptive Cruise Control)
 
 
설정 속도 안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달리는 대표적인 편의장비인 ACC도 항공기, 특히 전투기에서 파생된 기술이다. 원래 이 기술은 되돌아오는 전자기파 정보를 분석해 주변 아군 및 적기 움직임과 크기, 궤적 등을 파악한 다음 공중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투기 시스템이었다.
 
이를 차에 적용해 레이더와 카메라, 각종 센서 등을 이용해 교통 흐름을 실시간 감지하며 속도와 차간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로 활용한 것이다. 나아가 실시간 상황 파악 후 감속과 제동까지 자율 제어하는 덕에 졸음운전이나 돌발 상황 발생 시 사고 확률도 크게 줄인다.

내비게이션
 
 
냉전시대 미 국방부는 지구궤도를 도는 24개의 인공위성 중 4개 위성과 교신하며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는 GPS 시스템을 구축했다. 위치나 날씨에 상관없이 미사일을 목표물에 맞히기 위해서였다. 미국은 1984년부터 GPS를 민간에 개방했지만, 적국에서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것을 우려해 정밀도가 떨어지는 수준으로만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다 2000년도부터 전면 개방 후 거의 100% 정밀한 GPS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차에서 길 안내를 받는 원리는 미사일이 표적을 맞히기 위해 경로를 얻는 과정과 같은 셈이다.
 
모노코크 
 
 
차체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2가지. 보디 온 프레임과 모노코크다. 보디 온 프레임은 바닥에 ‘H’ 형태의 뼈대를 두고, 엔진과 변속기 등을 올린 후 외피를 덮는 방식이라면 모노코크는 뼈대 없이 일체형 구조 안에 부품을 들여 넣는다. 보디 온 프레임이 척추동물이라면 모노코크는 갑각류의 뼈대 형태에 견줄 수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양산 모델은 항공기 제작 방법인 모노코크  방식으로 만든다. 형태가 단순해 작업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들어 대량생산에 더 유리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블랙박스
 
원인을 알 수 없는 항공기 추락 사건 발생 후 호주 항공과학연구소에서 항공공학자로 근무하던 데이비드 워런은 1956년에 속도와 고도, 교신 내용 등의 운항 정보를 기록하는 플라이트 리코더를 발명했다. 어린 시절 항공기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후 항공 사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결국 블랙박스까지 개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항공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꼭 필요한 장치가 됐다. 자동차 블랙박스는 디지털 데이터를 기록하는 EDR(Event Data Recorder)과 대시캠 방식으로 나뉘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블랙박스는 대시캠 방식이다. 항공기용 블랙박스가 땅으로 내려오면서 차의 영상 녹화 장치가 됐다. 
 
HUD
 
 
상상을 뛰어넘는 각종 정보를 즉각 파악해야 하는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HUD(Head Up Display, 이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필수다. 전방 시야를 유지하면서 정보 파악 후 실시간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개를 든 채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는 의미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1980년 프랑스 전투기 미라지 2000에 처음 적용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차에 처음 들어간 때는 1988년. 지금은 사라진 브랜드 올즈모빌의 커틀라스 수프림 5세대가 첫 수혜자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고급 수입차를 통해 2000년대부터 활발히 도입됐고, 국산차에는 2012년 출시된 기아 K9에 처음 달렸다.
 
스포일러
 
 
트렁크 끝에 달린 커다란 스포일러는 고성능 차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단순히 멋이라기에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이유가 너무나 크다. 마치 비행기 날개를 엎어놓은 듯한 리어 스포일러는 항공기 날개에 달린 스포일러에서 따왔다. 공기 흐름이 빨라지면서 떠오르도록 설계된 날개의 공기역학을 반대로 응용한 것이다.
 
속도가 빨라지고 공기 흐름이 많아지면 리어 스포일러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눌리게 된다. 이를 통해 고속주행 시 차체 뒷부분을 눌러 보다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하지만 고속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저항 탓에 가속을 방해하기도 한다. 때문에 F1 머신에서는 DRS(Drag Reduction System)를 사용하기도 한다. 가속을 위해 스포일러 각도를 눕혀 저항을 줄이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약 시속 15km의 속도를 더 올릴 수 있다.
 
터보차저
 
 
배기가스로 터빈을 돌려 연소실에 외부 공기를 추가로 밀어 넣어 연소효율을 끌어올려서 출력을 높이는 과급기를 터보차저라 부른다. 가솔린이 완전 연소되기 위해 필요한 공기량은 약 14배. 터보차저가 임의로 공급하는 공기가 연료를 더 효율적으로 태우는 덕에 자연흡기 엔진보다 연소효율을 높여 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원래 터보차저는 1905년 스위스 엔지니어 알프레트 부히가 항공기 엔진을 위해 개발했다. 공기 밀도가 낮은 높은 고도에서 엔진에 충분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개발한 장치였다. 배기가스 규제가 날로 강해지는 요즘은 배기량을 낮추고 연소효율을 높여 효율과 출력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흐름에 맞춰 터보차저를 흔히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안전벨트
 
 
1880년대 어느 미국인의 안전벨트 특허 등록이 안전벨트 역사의 시작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에는 마차가 대세인 시절이라 상용화돼 자리 잡기엔 너무 일렀다. 그러다가  독일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의 출현과 브랜드 간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큰 사고가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1936년 볼보가 항공기에서 착안한 2점식 안전벨트를 차에 설치했다.
 
하지만 상체가 고정되지 못해 사고 시 탑승자가 큰 피해를 입는 치명적 단점이 있었다. 그러던 중 1959년 볼보 연구원 닐스 볼린이 이를 보완한 3점식 안전벨트를 고안했고, 이는 가장 효과적이며 적극적인 안전장비가 됐다. 이후 볼보는 3점식 안전벨트 특허권을 완전히 개방해 공공의 안전에 크게 기여했다.
 
ABS
 
 
항공기 착륙 시 랜딩기어는 엄청난 무게와 속도를 감당해야 한다. 어마어마한 무게와 속도를 제어하기 위해 항공기 바퀴를 걸어 잠가 세울 수만은 없는 일. 바퀴가 잠기면 진행 방향을 통제할 수 없게 미끄러져 사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프랑스 엔지니어 가브리엘 브아쟁은 바퀴 잠김 현상으로 인한 항공기 사고를 막기 위해 1920년대에 ABS(Anti-lock Braking System)를 개발했다.
 
제동거리는 다소 길어지더라도 제동과 동시에 방향 제어가 가능해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 자동차에 ABS가 올라간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인 1978년. 메르세데스-벤츠가 보쉬의 자동차용 ABS를 S-클래스에 넣으면서부터였다. ECU가 각 바퀴에 장착된 센서 정보를 분석해 이상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한다. 바퀴 잠김 현상은 물론 제동거리까지 줄이는 덕에 사고 발생률도 현저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항공기에서 출발한 ABS는 자동차를 넘어 바이크와 자전거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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