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가 일반 커피보다 건강에 더 좋을까?

디카페인 커피가 일반 커피보다 건강에 더 좋을까?

BBC News 코리아 2022-05-14 17:57:02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우려해 커피의 대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이 반드시 더 나은 결정일까?

커피는 심장병과 특정 암의 발병률을 낮춰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꼭 피해야 할 음료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음식을 섭취할 때 건강을 더 많이 고려하면서 카페인은 불안과 수면 장애의 원인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로 인해 커피 회사들은 커피 애호가들이 디카페인 커피에 관심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국 '데카당트 디카프 커피' 공동 창업자인 로라 스미스는 요즘 건강을 생각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이 늘었고, 디카페인 커피는 금방 질린다는 기존의 통념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말이죠."

최근에는 카페인 없는 대안 음료로 커피를 대체하려는 시도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대안 음료는 약초나 이른바 "슈퍼푸드"라 불리는 재료를 사용하며, 두근거림 등의 과민 증상 없이 "자연스럽게" 활력 증진이 된다고 홍보한다.

요즘 일부 커피숍 메뉴판에서 커피 라떼와 함께 비트 라떼, 강황 라떼, 마카 라떼 등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삼과 모링가 역시 활력을 증가시키는 건강한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재료에는 먹었을 때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식물성 생리활성화합물이 들어 있다. 하지만 디카페인 커피에서 이러한 대안 음료로 바꾸는 것이 실제로 건강과 활력 증진에 도움을 줄까?

카페인이 없는 대안 음료에 쓰이는 재료 중 가장 흔한 것이 마카다. 보통 가루 형태로 우유에 넣는다. 하지만 UCL 약리학과 교수인 마이클 하인리히는 마카는 커피와 같은 활력 증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마카는 커피와 같은 흥분제가 아닙니다. 집중력을 높여주지 않죠."

하인리히는 또한 마카 라떼가 커피보다 건강에 더 이롭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는 2017년 논문을 통해 마카는 페루에서 안데스인이 2000년 이상 음식과 약으로 사용해왔다며 이때 축적된 지식이 "성장하는 약초 치료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문맥을 무시한 채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카의 건강상의 이점은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모든 연구가 건전한 의도를 갖고 있거나, 모든 연구를 신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약재로 사용되던 인삼 역시 커피의 대체재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인리히는 인삼도 커피에 맞먹는 활력 증대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암 예방 효과가 있고 특히 감염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일부 연구는 강황의 건강상 이점을 주장한다. 하지만 리딩 대학 영양학 강사인 샬롯 밀스는 강황 라떼로 이러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연구에서 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한 복용량 기준은 굉장히 높아서 그런 효과를 보려면 엄청나게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정말로 강황을 커피의 대안으로 삼을 만큼 많이 먹게 될까요?"

리딩 대학 식품영양학 교수인 군터 쿤레는 "인류는 오랫동안 커피를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우리는 카페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적은 양의 강황은 향신료와 착색제로 효과가 있지만, 음료로 많은 양을 먹었을 때의 효과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쿤레는 너무 많은 양의 강황을 섭취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황이나 다른 식물성 생리활성 재료를 많이 섭취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아서 우려가 됩니다."

다만 임신 또는 모유 수유 중이거나 인슐린과 같은 특정 약물을 투약 중일 때 강황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자료가 있다.

뉴캐슬 대학 인구건강학과 선임 강사인 커스틴 브랜트는 만약 강황으로 각성 효과를 느낀다면, 아마도 다른 요소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강황이 활력을 증대시킨다는 증거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기대 때문에 느끼는 기분일 수도 있겠죠. 강황은 강한 색감과 맛 때문에 강력한 플라시보 효과를 가지고 있거든요."

또 다른 커피의 대안 원료는 모링가다. 모링가도 가루 형태로 우유에 섞어 마신다.

애버딘 대학의 분자영양학 교수인 웬디 러셀은 "모링가는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광범위한 생리활성 식물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 중에는 2형 당뇨와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모닝가 라떼는 이러한 이점 중 어느 것도 누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러셀은 "모링가는 끔찍하게 맛이 없다"고 했다. 이어 "몸에 좋은 음료를 만들기 위해 충분한 양의 모링가를 넣지는 못할 것"이라며 "음료에 들어가는 모링가 양은 실제로 아주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도 모링가 인기가 치솟고 모링가 음료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봤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게 몸에 좋다고 생각하도록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러셀은 일반적인 모링가 음료는 커피와 같은 각성 효과를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활력 증진 측면에서 카페인은 매우 중요한 화합물"이라고 했다.

카페인 없는 대안으로부터 커피만큼의 활력 증진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헛된 일일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자들은 카페인을 끊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왜 평범한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지 않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밀스는 강황과 모링가가 건강에 좋다고 여겨지는 중요한 이유는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인데, 해당 성분은 커피에서도 다량으로 발견된다.

"커피는 생리활성 화합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커피에는 카페인만 많은 게 아닙니다.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간과되는 경향이 있죠."

쿤레에 따르면, 예전에는 커피 효과가 오래 지속되도록 하려고 커피에 치커리를 첨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커피 원두가 비쌌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된 요리책들을 보면 다른 재료를 보충해 커피 효과를 지속시키는 방법들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밀스는 사람들이 커피가 건강에 좋은지 아닌지 파악하기 어려워 커피에 등을 돌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커피는 매우 복잡한 주제입니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은 복잡하게 따지지 않고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슈퍼푸드' 같은 걸 찾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강황 라떼와 마카 라떼, 모링가 라떼 같은 음료가 건강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기에는 원료 함량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또 부작용 가능성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밀스는 "건강을 목적으로 이런 재료가 들어간 음료를 마시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카페인이 걱정된다면, 저는 디카페인 커피를 추천합니다."

쿤레도 현재까지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것이 카페인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에 동의했다. 물론 디카페인 커피는 비트루트나 강황만큼 참신하지도, 빛깔이 곱지도 않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커피의 가장 안전할 대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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