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개월…우는 것밖에 할 수 없던 아기는 울었다는 이유로 죽었습니다

생후 1개월…우는 것밖에 할 수 없던 아기는 울었다는 이유로 죽었습니다

로톡뉴스 2022-05-14 13:17:18

아기가 울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나 때렸다는 어른들에게 선고된 평균 형량은 징역 5년 남짓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태어난 지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가 숨을 거뒀다. 아기의 사망 원인은 뇌출혈과 장기 손상. 가해자는 아빠였다. 그는 목도 가누지 못하는 갓난아기를 여러 차례 집어던졌다. 아기가 분유를 잘 먹지 않고 보챈다는 것이 학대 이유였다.
그리고 이 사건 가해자가 받은 형량은 단 징역 4년. 사람을 죽게 만들었지만 살인 대신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동학대치사 vs. 살인죄 양형기준 비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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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수사와 재판을 받는 내내 "순간적으로 짜증이 나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변명처럼 들리는 이 말은 바꿔 말하면 "처음부터 살인하려는 고의는 없었다"는 이야기로 통했다.
판결문을 통해 살펴본 다른 아동학대치사 사건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기가 울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나 때렸다는 어른들에게 선고된 평균 형량은 징역 5년 남짓이었다. 이는 현행 양형기준에 따른 것으로, 아동학대치사죄 기본 권고형량은 징역 4~7년이다.
사람을 고의로 죽였을 때 적용되는 살인죄가 기본 징역 10년(보통동기살인 기준)부터 시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많은 가해자들은 살인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실수'라고 항변해왔다.
생후 625일, 아이들이 생을 마감한 평균 시간
최근 2년간 대법원이 인터넷에 공개한 형사 판결문 중 '아동학대치사' 사건은 총 24건이었다(중복사건 제외). 피해 아동 사망 원인은 뇌·장기 손상부터 두개골·갈비뼈 골절, 질식사, 영양실조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이는 모두 학대의 결과물이었다.
학대를 당하다 사망한 피해 아동의 평균 연령은 생후 625일이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학대를 당하다 사망한 피해 아동의 평균 연령은 생후 625일이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이 같은 학대를 당하다 사망한 피해 아동의 평균 연령은 생후 625일. 1년 8개월 남짓이었다. 생후 12개월 이전, 즉 돌도 지나기 전에 사망한 경우만 전체 24건 가운데 13건이었다(54.16%). 피해 아동 절반 이상이 여기 해당했다.
이 중 가장 어린 피해자는 생후 2주에 불과했다.
해당 사건 가해자인 부모들은 "아기가 잠을 자지 않는다" "기저귀를 갈기 힘들다" 같은 이유를 들며 갓 태어난 피해자를 수시로 때렸다. 급기야 무방비 상태인 아기를 침대로 집어던졌고, 단단한 프레임에 정수리를 부딪친 아기는 이틀간 이상 증세를 보이다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아동학대치사죄에 뒤따른 책임은 징역 7년이었다.
가해자 10명 중 8명은 친부모였다
많은 사람이 계부나 계모가 아동을 학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이런 경우는 적었다. 학대를 저지른 가해자 상당수는 피해 아동의 친부모였다. 판결문 24건에 등장하는 피고인은 총 3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4명이 친자식을 죽인 부모였다(80%).
판결문 24건에 등장하는 피고인은 총 3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4명은 친부모였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판결문 24건에 등장하는 피고인은 총 3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4명은 친부모였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지난해 6월, 서울고법에선 친부모가 나란히 아동학대치사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사건 속 부부는 생후 1개월 된 아기를 옷장 안에 가둔 채 11시간 동안 방치해 사망하게 만들었다. 범행 이유는 역시나 "아기가 분유를 먹지 않고 울었다"라는 거였다.
이 밖에 조부모나 지인 등이 뒤를 이었다(2명, 6.7%).
평균 징역 5년 8개월⋯6월부터 새 양형기준 적용
아동학대치사죄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 30명 중 25명에겐 실형이 선고됐다(83.3%). 단, 평균 형량은 징역 5년 8개월에 그쳤다.
살인의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해도, 저항이 불가능한 어린 피해자를 학대해 생명을 앗아간 중대 범죄였다. 그러나 10년 이상 징역형이 선고된 피고인은 실형을 받은 25명 중 9명뿐이었다(36%).
아동학대치사죄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 30명 중 25명에겐 실형이 선고됐지만, 평균 형량은 징역 5년 8개월에 그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아동학대치사죄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 30명 중 25명에겐 실형이 선고됐지만, 평균 형량은 징역 5년 8개월에 그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2년 내 아동학대치사죄로 가장 높은 형량이 선고된 건 징역 17년. 해당 사건의 친모는 아기가 울 때마다 머리 부위를 중심으로 상습적인 폭행을 했다. 이러한 학대는 생후 1개월 무렵부터 약 3개월 동안 이뤄졌고, 아기는 머리뼈가 완전히 부서져 사망했다. 지난 1월 대법원은 해당 형을 확정했다.
전체 피고인 30명 중 5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기도 했다(16.7%).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많은 아이들이 보호자 손에 죽었지만, 그간 가해자가 받은 처벌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오는 6월부터는 아동학대치사죄라도 최대 징역 22년 6개월까지 선고 가능한 새 양형기준이 시행된다. 한층 강화된 양형기준이 아동학대범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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