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도 주시하는 '북핵 실험'… 북한이 노리는 타이밍은?

북한: 미국도 주시하는 '북핵 실험'… 북한이 노리는 타이밍은?

BBC News 코리아 2022-04-01 17:09:35 신고

미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간)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재차 도발할 경우 국제사회의 추가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주장으로 모라토리엄(유예)이 파기됐다며, 자신들의 군사적 필요성에 의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위력 이미 검증… '소형화' 목적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당시 통상 6번의 핵실험 정도면 원자탄과 수소탄 등 핵 위력 성능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북한이 향후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소형 전술핵폭탄 개발을 위한 폭발시험일 가능성이 높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모라토리엄을 깨는 게 어렵지, 깬 이상 핵실험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실질적인 필요성 차원에서 이제 소형화된 핵탄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술핵무기 개발과 다탄두 완성을 위해서는 소형화된 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술핵은 도시 전체를 파괴할 정도로 위력이 큰 전략핵과 달리 주로 국지전에서 활용되는 저위력 소행 핵무기를 말한다.

박 교수는 "6차 핵실험 뒤 핵 능력 완성을 선언한 뒤 새롭게 핵실험을 한다면 나름의 명분이 필요하고 군사적 필요성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며 "결국 완벽한 핵 보유국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라토리엄을 깬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이미 위력은 검증된 만큼 핵탄두를 작게 만들어서 그 폭발력을 적정하게 조절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소형화된 능력을 보여주고 소형화된 정도를 파악하는 차원의 핵실험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를 강조하며 전술핵 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홍 실장은 "기술적 필요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시기적으로 언제 7차 핵실험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태양절 전후 vs 최후의 보루

먼저 북한이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 이렇듯 서둘러 핵 실험장을 복구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전술핵무기와 초대형 핵탄두가 실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핵실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르면 오는 15일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의 110회 생일 전후가 될 테고, 만약 그때까지 준비가 안 된다면 25일 유격대 창건 90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이렇게 추가 핵실험을 서두르는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며 "전쟁으로 미러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로'인 만큼 북한은 전쟁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서 핵실험을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에게는 러-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지금이 추가 핵실험을 할 절호의 기회라는 것.

특히 "과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동참했던 만큼, 전쟁이 끝난 뒤 핵실험을 할 경우 러시아가 대북제재에 부분적으로 동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2016~2017년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 당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했다.

2018년 5월 2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터널 입구에 북한군 병사가 서 있다.
Getty Images
2018년 5월 24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터널 입구에 북한군 병사가 서 있다

반면 소형 핵탄두 실험이 단순히 갱도만 복구한다고 되는 일은 아닌 만큼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실장은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5대 과업으로 언급한 극초음속미사일과 정찰 위성,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여러 카드가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핵실험부터 먼저 하는 게 과연 북한에게 전략적으로 유리할지 판단해야 한다"면서 "먼저 다른 도발로 미국과 한국의 반응을 살핀 뒤 최종적으로 핵실험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늘 미국을 자극하기 위해 영변 핵 시설이나 동창리 서해발사장 등에서의 활동 정황을 일부러 많이 노출시켰다"며 "지금의 풍계리 핵 실험장 갱도 복구 움직임 역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고 판단했다.

홍 실장은 아울러 "핵실험의 파급력은 ICBM보다 훨씬 더 크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제아무리 중국, 러시아라 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을 두둔할 명분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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