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파도 먼저 겪는 미·유럽의 '방역 고육지책'

오미크론 파도 먼저 겪는 미·유럽의 '방역 고육지책'

연합뉴스 2022-01-21 12:09:03 신고

인력난·병원포화 위기에 격리기간 단축, 신속검사로 대응

프랑스·이탈리아는 방역패스 적용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이의진 기자 = 우리나라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게 확실시되면서 이를 먼저 겪는 외국의 사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말부터 '오미크론 쓰나미'가 휩쓴 미국과 유럽에선 공통으로 확진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나 팬데믹 이후 최다치를 연일 경신했다.

이에 각국 정부는 의료 체계 붕괴, 인력난을 피하고자 '모험'을 건 방역 고육지책을 써야 했다.

미국 의료체계 붕괴 위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의료체계 붕괴 위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유럽·미국서 오미크론 확산에 확진자 최다치

21일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와 각국 정부에 따르면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 신규 확진자의 90% 가까이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일 정도로 확산세가 거세다.

핀란드, 벨기에, 덴마크, 아일랜드 등에선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프랑스와 독일도 이 비율이 각각 79%, 73%에 달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달 중순 신규 확진자의 73%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신규 확진자는 급격히 늘었다.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11월 말 7만명 대에서 지난주에는 연이어 80만명을 돌파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말 2만명 대에서 지난 18일에는 30만명을 넘어섰고, 영국도 같은 기간 하루 확진자가 4만명 안팎에서 22만명까지 증가했다.

독일은 20일 13만명을 웃돌며 연이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중남미엔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대륙보다 비교적 늦게 상륙했지만 이미 여러 지역에서 우세종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10일 콜롬비아는 최근 신규 확진자의 70%가량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라고 밝혔고, 아르헨티나 수도권에서도 6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미크론 확산에 하루 신규 확진 급증한 프랑스 오미크론 확산에 하루 신규 확진 급증한 프랑스

오미크론 확산에 하루 신규 확진 급증한 프랑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 오미크론 우세종에 세계 곳곳서 인력난

오미크론 확산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곳곳은 환자와 격리자가 갑자기 늘어나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의료체계도 붕괴 위기에 빠졌다.

미국은 하루 신규 환자가 80만명에 육박하는 데다가 하루 평균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팬데믹 이후 최다인 15만명에 달하며 의료시스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달 7일 미국 보스턴 소재 비영리 병원 네트워크 '매스 제너럴 브리검'은 전체 의료진 8만2천명 중 3천명이 확진돼 병상 83개가 가동되지 못했다.

텍사스주 댈러스의 파크랜드 병원 지구에서는 의료진의 감염 등으로 900개 병상 중 30개가 폐쇄됐고, 오하이오주 '유니버시티 호스피털스' 산하 병원에선 중환자 집중치료 병상 16%가 가동을 멈췄다.

영국에서는 지난 6일 의료진 공백으로 국민보건서비스(NHS) 산하 병원 재단 137곳 중 24곳이 정상 운영이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선언했다.

이달 9일부터 1주간 NHS 직원 중 3만5천명이, 전주에는 4만6천명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결근했다. 이에 NHS 산하 병원들이 민간 병원 시설과 인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런던 내 병원에는 군병력이 투입하기도 했다.

인력난은 학교와 산업계에까지 확산했다.

교사들의 감염으로 수업 일선에서 이탈하자 미국 뉴멕시코주는 19일 주 방위군 요원과 주 공무원에게 빈 대체교사 자리를 메워달라고 요청했다.

이 주에서는 최근 2주 새 신규 확진자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오클라호마와 캘리포니아주도 교사 부족으로 주 정부기관 직원이 대체교사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 주요 식료품점에선 빵과 고기, 우유 등 필수 식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면서 매장 판매대가 텅텅 비기도 했다.

농장과 식품 가공업체, 트럭 등 배송업체, 식료품점 근로자가 감염돼 공급망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한 탓이다.

미국에서는 임원이 직접 물건을 배달하는가 하면, 차로 8시간 떨어진 공장의 직원들을 실어 날라 호텔에서 묵으며 일하게 하고, 고등학생을 파트타임으로 뽑는 등으로 모자란 일손을 메우고 있다.

항공사들은 직원들의 잇따른 확진에 따른 인력난으로 예정된 항공편을 취소하는 등 운항 일정을 한시적으로 줄이기도 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를 보면 작년 12월29일부터 2주간 확진과 격리를 이유로 결근한 인력이 880명에 달한다.

14일 호주요식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국경통제 정책으로 해외인력 공급이 2년 가까이 중단되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업체가 73%였다.

◇ 각국 방역 전환 '고육지책'…자가격리 줄이고 검사는 확대

각국이 인력 손실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꺼내든 대책은 방역상 위험을 감수하고 자가격리 기간 단축이다.

그간 최장 2주일 안팎이었던 밀접접촉자의 격리 기간을 절반 정도로 줄이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었다.

미국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2차 접종자나 무증상 확진자는 10일 동안 격리하도록 해왔으나 이를 5일로 줄였다. 대신 격리 해제 이후 5일간은 더 엄격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3차 접종을 한 밀접 접촉자는 격리기간 없이 10일간 마스크 착용만 철저히 하도록 했다.

영국은 지난달에 확진자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지만, 필수분야 인력 손실에 대처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13일 격리기간을 5일로 더 단축했으며, 20일에는 아예 자가격리 규정 자체를 없애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발표했다.

독일도 7일 오미크론 확진자와 밀접접촉자에 대한 14일간의 자가격리를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제시하는 조건으로 7일로 줄였다.

스페인도 지난달 말 확진 후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각국은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하는 등 확진자를 더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조치도 진행 중이다.

지난 18일 미국은 무료로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신청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개통했다. 가정에서 신속하게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항원 검사 키트를 한 가구당 4개씩 배포한다.

덴마크는 취약시설 대상으로 무료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영국은 필수인력 10만명에게 매일 신속 검사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방역패스나 거리두기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정책을 선택한 국가도 있다.

프랑스는 24일부터 그간 사용한 보건 증명서를 백신 증명서로 대체하는 '백신 패스'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후부터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 항체가 있어야 식당, 카페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갈 수 있다.

이탈리아도 10일부터 백신 접종과 완치자만 받을 수 있는 '슈퍼 그린패스'를 대중교통에까지 확대했다.

그리스, 오스트리아는 백신 접종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고 특정 연령층에 이를 의무화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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