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도스토엡스키 어린 시절 시골집

③ 도스토엡스키 어린 시절 시골집

마음건강 길 2022-01-15 14:00:00

◆ 다로보예의 도스토옙스키 동상과 옛 영지. 멀리 보이는 숲이 체레모슈냐 숲
◆ 다로보예의 도스토옙스키 동상과 옛 영지. 멀리 보이는 숲이 체레모슈냐 숲  *사진=이정식

◆ 진눈깨비 내리는 검은 대지

모스크바 동남쪽에 있는 다로보예는 도스토옙스키의 가족 영지가 있던 곳이다. 도스토옙스키는 10대 시절 수년간을 여름마다 가족과 이곳에서 보냈다. 그가 갖고 있는 농촌생활의 기억은 이곳에서 겪은 것이 전부다.

다로보예에서 있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단편으로 쓴 것이 『농부 마레이』다. 짧은 단편인데 내용적으로는 수필에 가깝다.

그가 『농부 마레이』를 남기지 않았다면, 다로보예에 지금과 같은 미니 도스토옙스키 박물관인들 남아있을 것 같지 않다.

이곳은 아직도 과거와 같이 너른 벌이 펼쳐져 있는 농촌일 뿐, 도스토옙스키와 관련한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에 세워져있는 안내판의 설명을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진다. 도스토옙스키가 어린 시절 이곳에서 지낸 경험이 그의 작품 곳곳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농부 마레이』는 물론이거니와 『가난한 사람들』 『죄와 벌』 『악령』 『스테판치코보 마을 사람들』 『백치』 『작가일기』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 작품 제목을 줄줄이 나열하고 있다.

현재 도스토옙스키 가족이 지냈던 작은 통나무집이 남아있는 다로보예 영지는 자라이스크시 역사문화박물관 산하의 도스토옙스키 자연박물관으로 관리되고 있다.

내가 다로보예에 있는 도스토옙스키 박물관을 향해 모스크바를 떠난 것은 우리나라의 식목일이었던 2019년 4월 5일이었다.

아침 7시, 출발할 때부터 조금 흐린 날씨였다. 그런데 다로보예로 다가가면서 자동차 앞유리에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만 보니 그냥 비가 아니고 눈이 섞인 진눈깨비다.

◆ 낯선 예약제 박물관

모스크바에서 동남쪽에 위치한 다로보예는 지도상의 거리는 190km이지만, 모스크바 어디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거리가 많이 다르니 약 200km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 자라이스크 크렘린 입구         *사진=이정식
◆ 자라이스크 크렘린 입구         *사진=이정식

과거에는 톨스토이의 영지가 있는 야스나야 폴랴나처럼 툴라주(州)에 속해 있었지만, 지금은 모스크바주에 속해 있다.

박물관과의 약속은 11시로 되어 있었다. 4시간 앞서 출발한 것이다. 도로가 나쁘지 않아서 승용차로 4시간씩 걸릴 거리는 아니지만, 아침시간 모스크바의 교통체증을 감안해 조금 일찍 출발했다. 도중 주유소 편의점에서 핫도그를 아침으로 먹었다.

 

11시에 다로보예 도스토옙스키 박물관을 관리하는 자라이스크 역사문화박물관 사무실에서 해설사를 만나 함께 다로보예의 도스토옙스키 자연박물관으로 가도록 되어 있었다.

다로보예를 찾는 방문객이 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상시로 열려있는 것은 아니었다.

방문을 원하는 사람이 자라이스크시 역사문화박물관에 전화로 약속을 잡은 뒤 자기 차로 역사문화박물관으로 가서 가이드를 차에 태워 다녀오도록 되어있다.

즉 차를 방문자가 제공하는 조건의 예약제 박물관인 셈이다. 방문객이 많지 않아 늘 지키고 있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박물관 사무실에서 다로보예 영지는 차로 20분가량 걸린다.

◆ 다로보예 도스토옙스키 자연박물관을 관리하고 있는 자라이스크 역사문화박물관이 들어있는 자라 이스크 크렘린 내부     *사진=이정식
◆ 다로보예 도스토옙스키 자연박물관을 관리하고 있는 자라이스크 역사문화박물관이 들어있는 자라 이스크 크렘린 내부     *사진=이정식

자라이스크에 도착하니 11시 10분 전이다. 사무실 건물은 자라이스크 크렘린(*러시아의 성채를 크렘린이라고 한다) 안에 있었다.

돌로 된 높은 성곽은 견고해보였다. 차를 성문 앞에 주차한 후 아치형 성문으로 들어가니 전면에 황금빛 돔을 가진 정교회 성당이 저만치 보였고, 성문 안 바로 오른쪽 달걀색 석조 건물에 박물관 사무실이 들어있었다.

크렘린의 규모는 크지않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러시아에서 가장 작은 크렘린이 자라이스크 크렘린이란다.

러시아의 오래된 옛 도시들에는 거의 크렘린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잘 아는 모스크바의 크렘린이다.

러시아어 발음으로는 크레믈이다.몇 년 전 톨스토이 옛 영지가 있는 야스나야 폴라냐에 갈 때도 툴라 크렘린에 들렀던 적이 있는데, 자라이스크 크렘린보다는 훨씬 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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