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압도적인 존재감, <파워 오브 도그>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압도적인 존재감, <파워 오브 도그>

OTT뉴스 2022-01-15 12:10:53 신고

뒤 따라오는 조지를 확인하는 필. 사진 네이버 영화


[OTT뉴스=안재성 OTT 2기 리뷰어] 12월 1일 넷플릭스에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파워 오브 도그>가 공개됐다.

예고편만 봐서는 어떤 내용일지 전혀 알 수 없는 작품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감상했다가 난해한 구성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그래서 <파워 오브 도그>의 전개에 의문을 가졌을 사람들을 위해 리뷰를 준비했다.

독선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목장주 집안에 남편을 잃은 로즈(커스틴 던스트 분)와 로즈의 아들 피터(코디 스밋맥피 분)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파워 오브 도그>를 주인공필을 둘러싼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 필과 조지

목장 가축을 이끌고 있는 조지와 필. 사진 네이버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인물의 특성과 관계에 대한 연출이 뛰어난 영화다.

감독은 각 인물들이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 그리고 감정이 어떤지를 표현할 때 대사 몇 마디나 직관적인 액션을 통해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인물을 담아내는 프레임을 치밀하게 구성하고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이를 나타낸다.

우선 필(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과 조지(제시 플레먼스 분)의 관계를 보여주는 방식에 대해 말해 보자.

둘은 등장 방식부터 다르다.

영화는 소떼가 일으키는 먼지와 함께 시작된다.

머리를 부딪히며 싸우는 소떼의 모습을 보여준 뒤 필이 등장한다.

카메라는 어두운 집안에서 창문을 통해 멀리 걸어오는 필을 잡아낸다.

그 뒤로 보이는 건 적막한 황야뿐인데, 우리는 이 장면을 통해 그의 거친 성정과 독선적인 성격을 알 수 있다.

집에 들어와서도 필은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의 정면을 향해 역광을 맞으면서 걸어가며 위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방에 들어간 필이 우쿨렐레를 잡으며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데 이때 동생 조지가 처음 등장한다.

통통한 몸집으로 욕조에 들어간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뭔가 어리숙해 보인다.

여기까지만 봐도 두 사람의 성격이 대강 보이는데 이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로즈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왔을 때다.

필의 행동으로 인해 로즈가 울었다고 말하며 조지는 필에게 조심스럽게 따진다.

이때 필은 그저 훈계였다며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카메라는 필을 클로즈업해 흔들리는 화면으로 담아낸다.

그리고 조지는 무릎부터 머리까지 보이는 쇼트에 고정된 화면으로 담아낸다.

역동적인 느낌의 필과 그에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조지의 상황이 촬영 방식에도 녹아있다.

◆ 로즈와 필

손님과 어울리지 못하는 로즈.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속에서 조지와 필만큼 중요한 게 로즈와 필의 관계다.

로즈가 자신의 동생과 돈 때문에 결혼했다고 생각하는 필은 영화 내내 로즈를 몰아붙인다.

간단하게 갑과 을의 관계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런 권력의 차이가 두 사람이 홀로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느껴진다.

이는 인물의 전신이 보일 만큼 멀리서 촬영을 진행하고 화면 한켠을 사물이 가리고 있는 구도였다.

마치 관객들이 숨어서 그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인물의 전신이 다 보일 만큼 멀리서 촬영하며 사물이 화면 한 켠을 가리고 있는 식의 구도가 자주 나오는데, 같은 구도에서 찍어도 두 사람의 분위기는 정반대로 느껴진다.

권위적인 필이 나올 땐 진짜 내가 몰래 숨어 숨죽이고 있는 듯 압박감이 있었지만 로즈가 나올 땐 같은 구도여도 어딘가 위태롭고 불안한 느낌을 준다.

같은 구도를 통해 대조되는 인물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 깊다.

◆ 필과 피터

종이 꽃을 만드는 피터. 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면 이렇다.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부유한 집안의 어리숙한 조지가 과부 로즈와 사랑에 빠졌고 이를 보는 형 필은 로즈가 돈을 보고 조지와 결혼하다고 생각해 로즈를 집안에서 계속 밀어내려 한다.

로즈의 아들 피터는 엄마를 핍박하는 필이 마음에 들지 않아 기회를 엿보다가 필을 탄저균에 감염시켜 죽여버린다.

그렇다면 필과 피터는 어떤 관계일까?

두 사람의 관계를 처음부터 정리해 보자.

우선 필은 게이다.

영화의 배경이 1925년임을 감안하면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지금보다 더 좋지 않았을 테니 필은 남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더욱 권위적으로 보이도록 과장된 행동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추측건대 작품 속에서 계속 언급되는 브롱코 헨리는 필과 사랑하는 관계였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고 오랫동안 홀로 지내던 필의 앞에 나타난 게 바로 피터였다.

아마도 필은 처음부터 피터에게 사랑을 품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로즈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에게 피해를 주고자 로즈의 아들인 피터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필은 처음에는 피터를 무시하고 조롱했지만 점차 피터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이때 피터의 감정은 어땠을까?

영화 속에서 피터는 나약해 보이고 어리숙해 보이지만 망설임이 없는 인물이다.

자살한 아버지의 목이 달린 밧줄을 제 손으로 끊어내고 죽은 짐승의 시체를 가져다 해부하기도 한다.

그런 피터는 로즈에게 성격이 쌀쌀맞고 독하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토끼의 목을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비트는 대목에서 그의 매정한 성격이 잘 드러난다.

이런 피터에 성정을 생각해 봤을 때, 처음부터 피터는 필을 죽이겠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그러다 필을 탄저병에 감염시킬 기회가 생기자 망설임 없이 탄저병에 감염시켜 죽게 만든 것이다.

<파워 오브 도그>는 연출이 뛰어나고 몰입감 있는 작품임에 틀림이 없지만 취향에 따라 지루할 만한 요소가 다분한 작품이었다.

때문에 오락적 재미보다도 영화의 치밀한 구성과 완성도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찾아 보길 추천한다.

<피아노>로 유명한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넷플릭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 ▶ 바로가기

Copyright ⓒ OTT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