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심장 이식자, 알고 보니 흉악범…피해자 측 분노

돼지 심장 이식자, 알고 보니 흉악범…피해자 측 분노

소다 2022-01-14 11:46:00

사진제공=메릴랜드 대학교


최근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쳐 장기 이식 의학의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된 가운데 이식을 받은 환자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가 부딪혀 논란이 되고 있다. 심장 이식을 받은 환자가 34년 전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이었던 것.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이식을 받은 환자 데이비드 베닛(57)에게 칼에 찔려 하반신 마비로 살다가 죽은 피해자의 누나 레슬리 슈메이커 다우니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베넷은 1988년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술집에서 레슬리의 동생 에드워드 슈메이커를 7번 찔렀다. 자신의 아내가 에드워드의 무릎 위에 앉았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에 체포된 베넷은 10년형을 선고받고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베넷은 6년을 복역하고 1994년 석방됐다.

에드워드는 베넷의 공격으로 하반신이 마비됐고 평생 휠체어를 타야 했다. 에드워드는 뇌졸중으로 2005년 사망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레슬리의 막냇동생은 자신이 에드워드를 사건이 발생한 술집에 데려줬다는 자책감에 빠져 일을 관두고 약에 빠져 살다 28세에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레슬리는 자신의 가족을 불행하게 만든 베넷이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에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레슬리는 “에드워드와 우리 가족들은 평생 고통 속에 살았다”며 “그런데 베넷은 새로운 심장을 받아 두 번째 삶을 살 기회를 잡았다. 그 기회는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대 측은 베넷의 범죄 경력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의료 서비스 제공자는 모든 환자를 배경이나 삶의 환경과 관계없이 치료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범죄 경력자에 대해 장기 이식이나 실험적 치료를 금지하는 법이나 규정은 없고 그런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연방정부와 윤리위원회 등의 공식입장이라고도 전했다.

다만 미국에는 10만 6000명이 장기 이식 대기자로 있고 매일 17명이 장기 기증을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른다고 하면서 강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심장 이식 수술 기회가 주어진 점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누구에게 장기를 이식할 것인지에 대해 병원에는 폭넓은 재량권이 있으며 종종 약물 오남용 전력 등이 고려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베넷의 범죄 경력 논란에 대해 그의 아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베넷의 아들은 “나의 관심은 아버지의 과거가 아닌 미래다”며 “아버지 심장 이식은 과학의 기적이고 미래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술과 과학에 기여하려는 아버지의 소망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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