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력있을 때 내보내자”…금융권 희망퇴직 확산

“여력있을 때 내보내자”…금융권 희망퇴직 확산

이데일리 2021-12-21 19:20:25 신고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폐지에 따른 희망퇴직을 실시한 한국씨티은행은 23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 카드 등 금융업계 전반에 걸쳐 희망퇴직이 확산하고 있다. 하진은 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2021년 임단투 승리 및 소매금융 졸속 청산 반대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올해 연말에도 금융권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다. 은행권을 필두로 보험, 카드업계 등 전 금융권이 희망퇴직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점을 매년 통폐합하면서 그만큼 인력 감소 요인이 생겨 희망퇴직을 확대하고 있지만, 최근엔 디지털금융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른 금융권들도 속속 희망퇴직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매년 수천명 희망퇴직…1980년대생까지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1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회사도 최근 금융업계 일부에서 시행 중인 1980년대생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노조와 희망퇴직 조건을 두고 협의 중이다. 다른 카드사는 아직 희망퇴직 계획은 공식적으로 없지만 업계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 모양새다.

카드업계에 앞서 은행과 보험업계는 희망퇴직을 이미 실시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0월29일자로 496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은 23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이미 연초 468명이 희망퇴직을 한 우리은행은 오는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1980년생 행원급을 시작으로 1974년생 관리자급, 1977년생 책임자급과 만 54세(1967년생)~55세(1966년생) 전 직원이다. BNK부산은행도 10년 이상 근속한 경우 30대도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신한라이프는 이달 초 250명이 희망 퇴직키로 결정했으며 교보생명도 상시특별퇴직을 시행했다. KB손해보험도 지난 6월 1980년대생이 포함된 101명이 회사를 떠났다.

구조조정이 아닌 희망퇴직 열풍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는 금융업계 실적이 올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유를 갖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부터 경영환경에 각종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중심이던 희망퇴직이 비은행으로 번지고 있다”며 “매년 수천명이 금융권을 떠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불확실성 큰 2022년…“미리 대비하자”

은행의 경우 정부가 내년에도 대출규제를 강력하게 시행할 전망인 가운데 예대마진 축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보험업계도 은행업계의 희망퇴직처럼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기존 근무인력보다는 IT(정보기술) 인재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우수 IT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확보한 뒤 IT인력의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는 내년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돼 대출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울러 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구제 차원에서 그 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감소가 불가피한 환경이 예고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실적개선에 따른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들도 희망퇴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의 희망퇴직금은 최대 7억원에 이르며 임금피크제에 해당하지 않는 직원의 경우 통상 최대 36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이 많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업종과 회사에 따라 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36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하는 등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졌다”며 “노조가 먼저 희망퇴직 실시와 함께 조건개선에 대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실적에 따라 사측 요구든 노조측 요구든 희망퇴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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