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팬심 과시한 윤석열..중년 지지자들 '환호'

대학로 팬심 과시한 윤석열..중년 지지자들 '환호'

이데일리 2021-12-09 07:55: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만만치 않은 팬심을 보유하고 있었다. 윤 후보가 가는 곳마다 그를 환호하는 중장년 중심의 팬, 유튜버들이 길거리를 채웠다.

여전히 그의 언변 곳곳에는 정치 신인다운 ‘미숙함’이 섞여 있지만, 그를 향한 지지자들의 관심은 여느 정치 고수보다 더 컸다.

8일 오후 5시 동숭동 거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과 인파 (사진=김유성 기자)
8일 오후 5시 서울 대학로 동숭동 거리. “대한민국 윤석열!”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산발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 중계를 하는 유튜버들과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취재진까지 뒤엉켜 동숭동 거리는 아수라장이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툴툴거렸고, 택배·배달기사들은 다른 길로 돌아갔다.

윤 후보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모습을 드러내고 함께 걷자 수백 인파가 몰려들었다. 대부분은 유튜버와 취재진, 지지자들이었다. 앞으로 가지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 5분여 계속됐다. 급기야 경찰이 사이렌까지 울렸다. ‘이러다 넘어지면 깔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어디에선가 ‘쌍욕’이 나왔다.

이날(8일) 오후 4시 윤 후보는 동숭동 소극장인 플랫폼74에서 젊은 예술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준석 대표가 함께 참석해 윤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1시간여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입구는 소란스러웠다. 보행권을 요구하는 이동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내내 메아리쳤다. 동숭동 거리 곳곳은 녹색 형광색 점퍼를 입은 경찰들이 배치됐다. 코로나19로 시름을 겪던 이곳 거리가 간만에 북적였다.

윤 후보의 지지자들 중에는 중년 여성과 남성이 많았다. 개중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국민의힘이 내세운 ‘석열이형’ 캠페인이 통한 것일까.

“나가라고요, 00님 듣기 싫으면 나가라고요.” 한 유튜버가 인파 속에서 속삭이듯 화를 내고 있었다. 자신의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 중 한 사람의 아이디를 콕 집어 ‘나가라’고 했다. 이윽고 ‘빨갱이’라는 단어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한 중년 남성은 꽃을 준비해왔다. 그의 옆에는 빈 도화지와 매직펜이 들려 있었다. 윤 후보의 사인을 받고자 멀리에서 온 듯 싶었다.

간담회가 끝나고 5시 5분께 윤 후보가 이 대표와 모습을 드러냈다. 지지자들은 “윤석열~!”을 외쳤고 중년 여성들은 ‘꺄~’ 환호했다. 이윽고 자리 전쟁이 시작됐다.

유튜버들은 셀카봉과 삼각대를 들고 윤 후보 앞으로 돌진했다. 기자들은 이들의 위세에 밀려났다. 불굴의 의지를 지닌 카메라 기자들만이 단단히 자리를 잡고 윤 후보의 얼굴을 비췄다.

8일 장애인 단체 대표와 대화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김유성 기자)
5분여 동안 이동 장애인들과 대화를 나눈 윤 후보는 거리로 나섰다. 이미 그의 메시지와 워딩은 인파 속에 묻혀 들리지 않을 정도가 됐다.

길을 내려는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안전사고를 우려한 경찰들의 실갱이가 시작됐다. 유튜버들은 어떻게서든 윤 후보를 가까이서 찍으려고 했다. 사진 기자들은 화를 냈다. 불꽃 튀기는 자리 경쟁이었다.

평소 줄 서 먹기로 소문난 달고나 가게에 당도했을 때 여기저기서 불만이 나왔다. “왜 좁은 데 자리를 마련해 제대로 못 찍게 만드냐”라고 누군가 소리쳤다. 달고나 가게 주변으로 수십명의 유튜버와 취재진이 에워쌌다.

마로니에 공원까지 길어야 3분인 거리를 30분에 걸쳐 걸은 윤 후보와 이 대표는 걸었다. 그들은 공원 안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새치기를 하려던 한 여성 지지자가 제지를 받았다. 그는 장사진 대기줄 뒤로 갈 수 밖에 없었다.

한 중년 경찰은 넌더리를 냈다. 그는 “유튜버들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지나가던 한 여대생은 “연예인이 왔나요?”라고 물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지고 마로니에 공원 주변은 어둑해졌다. 윤 후보와 그 주변은 여전히 뜨거웠다.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이 내뿜는 스마트폰 화면만이 동숭동 밤거리를 외로운 별처럼 비추고 있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0 / 300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모욕적인 표현 등은 표기 불가로 텍스트로 지정되어 노출이 제한됩니다.
인기뉴스 더보기
댓글 작성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