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② 연공서열 · 직급 파괴...체질 개선

[이재용의 뉴삼성] ② 연공서열 · 직급 파괴...체질 개선

뷰어스 2021-12-04 10:56:41 신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천명한 '뉴삼성'의 밑그림이 하나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아버지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업의 내실을 키워 국내 최고의 기업이자 글로벌 수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면 이 부회장은 이를 뛰어넘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엄혹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 '뉴삼성'이 안착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뉴삼성'의 현 주소를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가 임원 직급 중 전무와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통합한다.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조직을 보다 수평적으로 만들기 위한 결정이다.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계질서를 중시하던 기존 대기업 문화에서 탈피해 나이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고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 나간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강조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삼성’ 구상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진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장기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승격제도, 양성제도, 평가제도를 중심으로 개편이 이뤄졌다.

인사제도 혁신안 가운데 두드러진 변화는 '삼성형 패스트트랙'의 도입이다. 우선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해 임원 직급단계를 축소했다. 또 현재 4단계로 나뉜 각 직급단계(CL)마다 승격을 위해 최대 10년을 채워야 하는 '표준체류기간'도 폐지한다. 대신 팀장의 인사 권한을 강화한 ‘승격세션’을 새로 도입했다.

이는 젊고 유능한 경영자를 조기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다. 삼성은 이를 통해 30대 임원뿐 아니라 40대 CEO도 과감하게 발탁 승진하는 사례가 일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고령화, 인구절벽 등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의 가치가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우수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지속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도 도입했다.

각 직원의 직급과 사번은 본인과 인사팀 외에는 알 수 없게 된다. 회사 인트라넷에 직급 및 사번 표기를 삭제하고 매년 3월 진행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폐지한다. 동료의 직급이나 입사연도를 알 수 없게 된다. 자연스럽게 호칭도 '님' 혹은 '프로님'으로 통일하고 상호 존댓말을 쓰게 된다. CL 제도는 인사팀에서 인사평가를 할 때만 참고한다.

기존 인사제도에서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상대평가도 완화된다. 최상위 고과를 제외한 나머지 고과는 모두 절대평가로 바꾼다. 팀 구성원에 따라 형평성이 어긋났던 기존 고과평가의 단점이 개선된다. 여기에 동료평가를 새로 도입해 부서장에 치중된 평가방식을 보완한다.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도 제공한다. 사내 프리에이전트(FA) 제도를 도입해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차세대 글로벌 리더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국내와 해외법인의 젊은 우수인력을 선발해 일정기간 상호 교환근무를 실시하는 'STEP(Samsung Talent Exchange Program) 제도'도 운용한다. 또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복직 시 연착륙을 지원할 예정이다.

유연한 근무환경도 조성한다. 삼성전자는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마련하고 사업장 내 카페와 도서관에도 자율근무존을 만들기로 했다. 반드시 회사에 들어와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 인사개편안은 경영진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임직원 온라인 대토론회 및 계층별 의견청취 등을 통해 인사제도 혁신방향을 마련했다. 최종적으로 노사협의회·노동조합 및 각 조직의 부서장과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해 세부 운영방안을 수립했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은 2022년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직원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여 인사제도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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