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원해서” 사과한 김사니 대행, ‘쌍둥이 사태’에서 배운 게 없나

“감독님이 원해서” 사과한 김사니 대행, ‘쌍둥이 사태’에서 배운 게 없나

스포츠경향 2021-11-30 12:18:00

여론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데도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사람이 없다. 지난봄 쌍둥이 이재영, 이다영 자매(그리스 PAOK)가 반성 없이 복귀를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은 것을 보고서도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은 성난 여론을 외면한 채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내분이 외부에 알려진 계기는 지난 13일 주전 세터 조송화의 무단 이탈이었지만,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확대시킨 장본인은 김사니 대행이었다. 김 대행은 서남원 감독에게 반기를 들어 조송화와 같은 날 팀을 나갔고, 두 사람의 이런 행태는 서 감독의 경질을 초래했다.

지휘봉을 차지한 김 대행은 지난 23일 “서 감독님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으나, 서 전 감독이 이를 부인하자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자신이 벌여놓은 일인데도 ‘수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대행은 자신의 언행을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한 일이 없었다. 김 대행은 팀을 이탈했다가 복귀했던 당시를 설명하며 “선수들 앞에서 ‘죄송합니다’ 얘기했다. 감독님이 그것을 원하셨다”고 말했다. 서 전 감독이 사과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과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김 대행은 또 “그 이후에 감독님과 마주칠 일이 있을 때는 단장님과 계속 같이 계셔서 제가 그 틈에 들어가서 (사과)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고 말했다. 팀을 이탈한 것에 대해 서 전 감독에게 따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우연히 마주쳤을 땐 단장을 핑계 삼아 사과하지 않았고, 감독실을 직접 찾아가서 사과할 생각도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 전 감독은 팀을 이탈한 코치에게 변변한 사과 한 번 받지 못했고, 경질된 후엔 ‘폭언을 퍼붓는 지도자’로 몰린 셈이다.

김 대행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지난 23일 흥국생명전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다 감독 잘못이라는 얘기냐’고 묻자 김 대행은 “저도 잘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무단이탈은 아니었다”고 했고, 27일 GS칼텍스전 인터뷰에선 “어쨌든 제가 무슨 잘못이 없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며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다.

여자배구는 지난해 2월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 대한 학교폭력 폭로가 터져나오면서 몸살을 크게 앓았다. 자매는 폭로가 나오자 자필 사과문을 온라인에 공개했으나 얼마 후 이를 삭제했고, 되레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한 소송을 준비했다. 당시 소속팀 흥국생명은 자매를 은근슬쩍 복귀시키려고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고, 자매를 방출할 수밖에 없었다.

IBK기업은행은 이와 비슷한 우를 되풀이하고 있다. 진심 어린 사과는 없고, 성난 여론엔 귀 막고 있다. 그러나 흥국생명 사태에서 보듯이 팬들을 외면한 프로구단은 결국 대가를 치렀다. 김 대행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팬들의 원성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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