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수도 리마 인근에서 최소 800년에서 최대 1200년 전에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 미라 한 구가 발견됐다.
현지시간 28일 해외 주요 언론들은 보도를 통해 리마에서 약 25㎞ 떨어진 고고학 유적지 카자마르킬라의 광장 지하에서 보존 상태가 양호한 미라가 발굴됐다고 전했다.
이날 발굴된 미라는 특이한 상태로 묻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미라는 웅크린 상태로 밧줄에 온몸이 묶여있었으며, 특히 자신의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두고 고고학자 피터 반 달렌 루나 박사는 "미라가 밧줄로 묶여있는 것은 당시 페루 남부의 장례 풍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루나 박사는 이 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미라가 발견된 무덤 밖에서 여러 해양 연체동물과 라마 뼈 등의 흔적도 발견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위의 흔적은) 시신이 무덤에 안치된 후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제례를 벌인 것"이라면서 "광장 한복판에 묻히고 후손들에게 이렇게 대접받은 것은 이 미라가 일반 시민이 아니라 중요한 인물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문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누리꾼들은 이 미라가 중요한 인물이 아니라 '제물' 아니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 누리꾼은 "죽은 자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냐"며 "왠지 고통스러워 보이는데 산 채로 제물에 쓰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누리꾼 역시 "잉카인들은 태양신을 섬겼다"며 "얼굴 가리고 밧줄로 꽁꽁 묶은 이유는 태양의 신에 산사람을 독으로 마비시킨 후 제물로 받치는 일들 많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 미라는 25~30세의 남성으로, 페루의 유명한 잉카문명 이전에 살았을 것으로 페루 산 마르코스 국립대학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카자마르킬라 광장 지하를 발굴 중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미라가 나와 깜짝 놀랐다"면서 "앞으로 탄소 연대 측정 등 보다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이 미라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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