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경주마로서의 영광은 영원하지 않았다. 석세스스토리의 여생을 두고 마주는 여러 승마장을 수소문했다. 그때 추천받은 곳이 영천에 위치한 ‘운주산승마조련센터’였다. 석세스스토리는 지난 2018년 7월 7세의 나이로 경주마로서 삶을 마치고 그곳에서 승용마로서 마생을 준비했다.
온 힘을 다해 경주로를 달리던 경주마들이 일반인과 호흡을 맞추는 승용마가 되기까지는 보통 1개월의 계류기간과 3개월의 조련기간을 거친다.
석세스스토리 역시 성격은 매우 순했지만 소리에 예민했다. 훈련을 받다가 마장 외부 소리에 놀라는 경우도 허다했다. 승용마가 놀라면 기승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소리에 적응하도록 조련했다.
풍선 소리, 우산 펴는 소리, 비닐 소리를 들려줬고, 박수를 치면서 석세스스토리에게 다가가는 등 여러 노력을 했다. 조련사는 “예민하고 기민해야 했던 경주로에서의 삶을 끝냈으니, 이젠 편안하고 무던히 살아도 된다”고 반복해서 말하며 소리 적응에 만전을 기했다.
소리에 적응한 석세스스토리는 바로 초급 회원들과 교감할 정도로 승용마로서의 자질을 보였다. 특히 승마에 갓 입문한 초급 회원들과도 곧잘 호흡을 맞췄다. 18년 11월경부터 운주산승마조련센터에서 승용마로서 데뷔한 후 현재까지도 하루에 1~3번가량 운동하며 사람들과 교감하고 있다. 그는 경주마로서의 영광을 뒤로하고 앞으로도 여러 회원을 만나며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경주마들은 성질이 사납고 예민하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경주마와 신뢰 관계를 구축해나가면 충분히 승용마로 새로운 삶을 보낼 수 있다. 석세스스토리, 페르디도포머로이처럼 우수한 경주마들도 승용마로 훌륭하게 적응해 여생을 보내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한국마사회는 경마 시행체이자 말산업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경주퇴역마의 활용도를 높여 동물 복지를 향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퇴역마복지기금을 조성해 경주퇴역마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고, BRT(경주퇴역승용마)인증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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