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에서 ‘문화이삿짐센터’ 차리기, ‘에그하우스’_주간책방 #6

소도시에서 ‘문화이삿짐센터’ 차리기, ‘에그하우스’_주간책방 #6

엘르 2021-11-25 18:48:35 신고

에그하우스

에그하우스


에그하우스

에그하우스


에그하우스 내부

에그하우스 내부


28만 인구가 살고 있는 전북의 작은 도시 익산. 오늘 소개할 서점은 이곳에 위치한 에그하우스(@egghouse.kr)입니다. 20대 책방지기는 광역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가 퇴사 후 새로운 삶을 도모하기 위해 고향인 익산으로 내려왔는데요. 당시 맞닥뜨린 팬데믹으로 이동이 제한되고, 모든 문화생활이 끊기면서 앞으로 익산이라는 지역에서 어떻게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책방지기는 사람이 어느 지역에서 살든 기본적으로 행복하고 재밌게 살 수 있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청년에게는 더욱이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지역 청년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자신의 고향인 익산에 청년들이 새로운 사람과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작은 서점을 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지역의 작은 책방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책방지기는 이 작은 공간이 청년들에게 ‘로컬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지 탐색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또래 친구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을 들여오고, 사람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어요. 에그하우스에 입고되는 책들은 에세이, 인터뷰집, 매거진 등으로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책들이죠.

에그하우스의 워크샵

에그하우스의 워크샵


에그하우스의 워크샵

에그하우스의 워크샵


에그하우스의 워크샵

에그하우스의 워크샵


에그하우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다가 문득 멈춰 섰을 때, 이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혹은 이 길이 맞는지 고민될 때가 있죠. 책방지기는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연히 클럽하우스에서 인연을 맺게 된 심리상담사와 함께 그림을 통해 나와 주변 관계를 살펴보는 ‘그림으로 알아보는 나의 세계’를 기획했습니다. 이름부터 유쾌한 ‘개손해보는클럽’은 익산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팀인데요. 늘 손해를 보며 일의 스케일을 키우는 팀원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금은 작은 규모지만, 재밌는 작당모의를 꿈꾸는 지역 청년들과 함께 앞으로 계속 일을 벌여나갈 예정이라고 하네요.

도시에서 내가 즐겼던 것들을 찬찬히 익산으로 옮겨오고 싶어요. 책을 옮겼더니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이니 재밌는 판이 만들어지더라고요. 하나둘씩 옮겨온 것들을 익산이라는 지역에 맞게 재배치하는 ‘문화이삿짐센터’ 역할을 해내고 싶어요. - ‘에그하우스’ 책방지기 겸 문화기획자

‘에그하우스’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책 두 권.

요시모토 바나나 〈바다의 뚜껑〉


요시모토 바나나 〈바다의 뚜껑〉


‘우리 동네의 좋은 곳 많이 데려가 줘. 이 여름이 허전하지 않게 해줘. 우리 동네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잖아. 쓸데없는 일처럼 보여도 한 사람이 이 동네의 좋은 점을 기억하면 나중에 너에게 몇 배로 돌아올 거야. 생각도 못 한 형태로.’
“〈바다의 뚜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절이에요. 바쁘고 복잡한 도쿄 생활에 지친 ‘마리’는 모든 걸 뒤로한 채 고향으로 돌아가 작은 빙수 가게를 여는데요. 도시를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구축해나가는 모습이 지금 제 모습과 정말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앞으로 고향에서 어떻게 살면 좋을지 고민하는 마리를 보면서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았습니다.”

구백킬로미터(900km) 〈요즘 것들의 사생활: 먹고사니즘〉


구백킬로미터(900km) 〈요즘 것들의 사생활: 먹고사니즘〉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퇴사율 또한 높은 추세인데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떤 사람은 ‘젊은 세대가 힘든 일을 기피하고 편안한 것만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이 책 속에는 사회가 정해 놓은 정답을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답게 살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이 불안할 때,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되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 그런 기분이에요. 퇴사를 앞두거나 새로운 선택을 앞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스타그램 @egghouse.kr
위치 전북 익산시 궁동로 77
문의 010-8984-2601
운영시간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2시-22시

주간책방



에디터 오채은 사진 에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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