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는 사극 열풍, ‘연모’·‘어사와 조이’·‘옷소매 붉은 끝동’의 공통점은?

다시 부는 사극 열풍, ‘연모’·‘어사와 조이’·‘옷소매 붉은 끝동’의 공통점은?

엘르 2021-11-25 16:42:41 신고

사극이 안방극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게 근 10년은 된 것 같습니다. 〈바람의 화원〉, 〈선덕여왕〉, 〈추노〉 등 지금까지도 시청자들의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명작들은 이미 오래된 사극입니다. 장르물의 대유행이 가져온 결과죠. 극 중 모두가 연애를 하느라 일 할 새가 없어 보였던 K-드라마의 작법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극 중 모두가 연애 대신 사건에 휘말리거나 사회 비판을 하는 겁니다.


2021년에도 건재한 장르물의 위세 속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사극들이 점점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역사를 고증한 정통 사극이나 장르물의 특성을 곁들인 퓨전 사극이 아닌, 로맨스 사극입니다. 이제 슬슬 K-드라마 주인공들도 연애할 때가 됐습니다.

사실 K-사극은 올 초 엄청난 암초에 부딪혔습니다. 사상 초유의 방송중단 사태를 빚은 SBS 〈조선구마사〉 때문이었죠. 무려 320억 짜리 드라마가 방송 2회 만에 전량 폐기된 건 중국의 문화공정 시도를 의심케 할 만큼 심각한 역사 왜곡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작가의 전작인 tvN 〈철인왕후〉도 같은 논란을 일으킨 드라마였기 때문에 사극은 또 다른 리스크를 안게 된 거죠.

하지만 하반기부턴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여름에 시작한 SBS 〈홍천기〉가 자체최고시청률 10.4%(이하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했고, 10월에는 KBS 2TV 〈연모〉가 나왔는데요. 콘크리트 시청자를 보유한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를 제외하면 〈연모〉가 현재 드라마 시청률 1위입니다. MBC 〈해를 품은 달〉과 KBS 2TV 〈성균관 스캔들〉 이후 사극의 체감 인기가 이렇게 높은 건 오랜만이네요.

각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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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라는 원죄를 짊어진 SBS는 판타지 사극 〈홍천기〉를 내놓으며 본디 조선 세종 시기였던 배경을 가상의 왕국으로 바꿨습니다. 역사 속 안평대군을 양명대군으로, 수양대군을 주향대군으로 바꾸는 식이었죠. 그러나 이 역시도 단순히 이름만 바꿔치기 했을 뿐 특별히 고증에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연모〉는 예종 후기와 성종 초기라는 실제 역사를 빌려왔지만 남장을 한 왕이라는 가상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빠인 세손의 죽음 이후 남장을 하고 세자가 된다는 내용이에요. 대놓고 퓨전 사극이라 운신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넷플릭스에서도 드라마 인기 차트 톱 10 안에 진입한 곳이 많아요.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여자인 왕 이휘(박은빈)와 그의 스승 정지운(로운)의 로맨스가 금단의 사랑이라는 고전적 소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 덕이겠죠.

각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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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사극은 tvN 〈어사와 조이〉입니다. 엉겁결에 등 떠밀려 어사가 돼 버린 미식가 도령 라이언(옥택연)과 이혼한 기별부인이지만 행복을 찾아 돌진하는 김조이(김혜윤)의 명랑 코믹 커플 수사 쇼를 그리는 드라마인데요.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중 시청률 5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주인공 두 사람은 물론 감초 조연으로 민진웅, 박강섭, 이상희 등이 등장해 극의 코믹한 분위기를 잘 살려내는 중이에요. 이 가운데 라이언과 김조이 사이 로맨스가 싹트기 시작하며 설렘까지 유발하고 있어요.

각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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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와 조이〉 시작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MBC에서 〈옷소매 붉은 끝동〉을 내놓습니다. 이 드라마는 MBC가 〈이산〉에서 다뤘던 정조 이산과 의빈 성씨의 로맨스에 약간의 각색을 더해 만들었는데요.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2PM 이준호가 전역 후 복귀작으로 택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지만, '임금의 승은을 거절한 궁인'이라는 독특한 내용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여요. 5.7%로 시작한 시청률이 4회 만에 7.5%까지 껑충 뛰어올랐죠. 의빈 성씨가 사망했을 때 '워커홀릭' 정조가 슬픔으로 20일 동안 나라일을 보지 못했다는 건 역사에 기록돼 있지만, 대체 의빈이 왜 정조를 거절했는지는 후대가 상상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남은 12부 동안 드라마는 의빈의 심리를 어떻게 묘사할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네요.

#사극



에디터 라효진 사진/영상 각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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