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우리가 이주노동자의 삶을 알아야 하는 이유

[책 속 명문장] 우리가 이주노동자의 삶을 알아야 하는 이유

독서신문 2021-10-25 10:50:00 신고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이주노동자가 몇 년만 일하고 갈 사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계속 같이 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점이 달라질까요? 취업 지원,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 가족동반, 의료, 복지, 주택, 노후 등 사람이 일생 동안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고려해야겠지요. 이주노동자를 노동력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존중하고 모든 권리를 함께 나눠야 해요.<38쪽>

오늘 급식에 나온 생선조림, 저녁에 가족과 함께 먹은 삼겹살과 상추에 이주노동자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어요. 그만큼 이주노동자가 처한 상황, 겪는 일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무관심하기 때문이죠. 무관심은 차별적인 제도가 생겨나고 계속 유지되게 하는 힘이에요. 시민이 무관심한 사이 법과 제도가 이주노동자를 차별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장이 법을 지킬수록 이주노동자는 서럽고 억울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중략) 우리 사회에서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공정하고 평등한 법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76쪽>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는 고용주에게 우선 내국인을 상대로 구인 광고를 내도록 요구해요. 그럼에도 내국인노동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자격을 줍니다. 그러니 고용허가제 노동자는 내국인이 가지 않는 일자리에 배치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면 이주노동자가 내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이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주노동자는 무언가 빼앗으러 온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진취적인 사람입니다. 이주노동자를 맞이한 사회는 무엇보다 차별하지 말아야 하고, 이주노동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해요.<118~119쪽>

그런데 또 의문이 생깁니다. 문화와 사람·집단은 서로 달라 갈등과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어떻게 모든 문화와 사람·집단을 동시에 존중할 수 있을까요? 노래 ‘같이 살자’에 그 답이 들어있어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인류는 더불어 살기 위해 ‘나를 덜어내고 너를 채우는’ 노력을 해야 하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거대한 자기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는데, ‘나의 우주와 너의 우주가 만나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만나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혀 깨지고 다치지 않으려면 평화롭게 만나고 스며들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방법이라는 것이 사실은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합니다. 나를 덜어내는 것, 즉 나와 내 것만 주장하지 말고 주변 사람과 문화를 살피고 받아들이려는 노력, 바로 내 안에 너를 채우는 노력 말입니다.<159~161쪽>

[정리=송석주 기자]

『이주노동자를 묻는 십대에게』
이란주 지음 | JUNO 그림 | 서해문집 펴냄 | 192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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