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말만 따라 하는 우리 아이

심리전문가의 육아 정보 전문가 Q&A 초등저

Q.
“아이가 친구만 졸졸 따라다녀요. 친구가 놀이하자 하면 그것만 하고, 저렇게 하자 하면 또 따라가요. 요즘엔 다들 자기주장을 똑 부러지게 하는데, 우리 애만 자기 의견도 말 못하고 소극적이 될까봐 걱정이에요 ”
 

A.부모 말 들으면 착하고, 친구 따라가면 수동적이다?

초등학교 수업 공개 때 보면, 교실 뒤쪽에 나란히 선 부모는 우리 아이가 어떤 말을 하고 있나 살펴봅니다. 다른 아이들은 활동하면서 선생님께 질문도 하고 자기 의견도 말하고 하니까 우리 애도 뭔가 표현이 있겠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수업이 끝나도록 우리 아이는 한 마디 말은커녕 고개도 들지 않는다면, 부모는 고민하게 되겠죠. 왜 저럴까?
부모가 바라는 아이의 모습은 저마다 다를 겁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기대하는 모습은 있지요. 밝게 웃으면서 친구와 잘 어울리고, 학교에 다니니까 학습적으로 뛰어난 건 기본이라고도 하죠. 물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은, 친구들을 사귀고 놀이하는 것을 재미있어하고, 새롭게 배우는 학교 수업도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아이가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맘에 안 드는 아이 행동 중엔, 아이가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친구 말만 따라 할 때가 있습니다.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는데, 그걸 말을 못하고, 자신도 힘들면 엄마한테 징징거리니, 부모는 너무 답답하고 맘에 들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 아이가 엄마가 숙제하라는 말을 어기면, 말을 안 듣는다고 불같이 화를 내게 됩니다.
 

A.집에서 말할 수 있는 아이

상담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엄마한테 말을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같은데~? 물으면, “어차피 내 말을 들어주지도 않을 꺼고, 괜히 말대답했다고 혼만나니까 말하기 싫어요”라고 답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는 부모도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리라 기대하지 않고 있을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그렇지요, 내가 무슨 말을 할 때, 누군가 집중해서 듣고, 또 내 의견대로 수용해준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 그 사람과 말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아이도 말하고 싶어하고, 특히 가장 소중한 의존대상인 부모가 말을 듣고 이해해주길 기대합니다. 그러나 집에서 늘 부모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명령만 받고 그대로 행동해야 하는 아이는, 자기 말을 친구나 다른 사람 앞에서 하기 어렵습니다. 들어주고, 말해주고, 편안하게 ‘말하기 좋은 우리집’이 먼저 되어주세요.
 

A. 걱정과 불안이 많은 아이는 기다려주세요.

한편, 부모는 “하고 싶은대로 해봐라, 또 말하면 들어줄게” 하는데, 아이가 입을 꼭 다물고 표현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아이 손을 잡아주면서, 편안하게 기다려주세요.
바쁘거나 대화가 많지 않은 가정이라면, 갑자기 부모가 아이하고 대면할 때, 아이가 긴장하고, 어찌해야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괜히 해보라고 해서 말했다가 혼나면 곤란하고 여길 수도 있고, 기질적으로 걱정과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힘든 이야기 하는 걸 특히 어려워할 수 있으니까요.
말에서 존중을 경험하고, 기다림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우리 아이는, 자기 마음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그리고 정말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이야말로 내면에 힘이 있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