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전 남친 철저하게 복수했다' 글을 본 변호사가 한 말

'불법촬영 전 남친 철저하게 복수했다' 글을 본 변호사가 한 말

로톡뉴스 2021-10-14 17:38:37

이슈
로톡뉴스 안세연 기자
sy.ahn@lawtalknews.co.kr
2021년 10월 14일 17시 38분 작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십 만 건의 조회 수 기록한 글 '불법촬영 전 남친 XX 철저하게 복수함'
글의 핵심은 '철저한 증거 수집이 먼저'⋯변호사들에게 '피드백' 부탁했더니
"증거 모으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이렇게' 고소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불법촬영 전 남친 XX 철저하게 복수함'이라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글쓴이는 '당장의 경찰 신고보다 철저한 증거 수집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 조언에 대해 변호사들은 "적절했던 대응법이긴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코리아·네이트판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불법촬영 전 남친 XX 철저하게 복수함'

제목대로 남자친구로부터 불법촬영 피해를 당했을 때 '자신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소개한 글이었다. 이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십 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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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핵심은 '당장의 경찰 신고보다 철저한 증거 수집이 먼저'라는 데 있었다. 증거가 부족하면 경찰에서 수사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글쓴이는 "(철저한 증거 수집 없이) 경찰을 찾아가면 마음고생이 심할 것"이라며 "조용하게 뒤에서 증거를 모으고,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톡뉴스는 해당 글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성범죄 피해자를 대리한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과 이 조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봤다. 변호사들은 "적절했던 대응법이긴 하지만, '이 부분'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는 의견을 밝혔다.

변호사들 "증거 불충분 우려해 피해자가 증거를 모은 것 자체는 바람직"
글쓴이는 △매일 쓴 수필 일기 △병원 정신과에서 받은 진료확인서⋅상담 기록 △남자친구가 범행을 인정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 △불법 유포된 정황 증거를 모두 수집한 뒤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이렇게 철저하게 증거 수집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선 변호사들도 공감했다. "실무적으로도 고소를 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면서다.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는 "글쓴이와 같은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건, 실제 범죄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적절한 방법"이라고 했고,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다⋯"최소한의 증거만 모은 뒤에 신속히 고소하는 게 더 바람직"
하지만 증거를 철저하게 모은 뒤에 신고하는 것보다, '최소한의 증거'만 있다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그 이유는 이번 사례처럼 ①불법촬영물이 유포되는 등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있고 ②고소가 지나치게 늦어질 경우 피해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추선희 변호사는 "불법촬영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증거를 모으는 동안 불법촬영물이 유포가 될 수 있다(①)"며 "빠른 고소를 통해 수사기관이 증거를 확보하도록 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 민고은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수사를 통해 가해자의 휴대전화를 신속히 압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또한, 진술 신빙성 때문에라도 고소를 늦추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가해자 측에서 '피해를 당한 게 맞다면, 왜 곧바로 신고하지 않았냐'는 식으로 피해자의 진술에 대해 '흠집'을 내려고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고소가 늦어지면 오히려 다른 의도로 고소한 것은 아닌지 신빙성을 흔들려고 할 수 있다(②)"고 추 변호사는 현실적인 조언을 내놨다.

변호사들이 말하는 수사 개시를 위한 '최소한의 증거'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수사 개시를 위한 '최소한의 증거'일까. 추선희 변호사는 그 기준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❶불법촬영물을 띄어놓은 가해자의 휴대폰을 촬영한 사진
❷'몰래 불법촬영을 했다'는 가해자의 진술이 담긴 녹취록

추선희 변호사는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수사기관은 혐의가 있다고 추정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며 "이 정도의 증거만 있다면 빠르게 경찰에 고소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민고은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범행을 인정한 정황이 담긴 가해자의 문자, 카카오톡, 녹음 등은 불법촬영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라며 "이 정도의 증거가 있다면 수사기관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 변호사는 "글쓴이처럼 일기를 쓰는 것도 범죄 사실을 다시 회상하는 것"이라며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정신과 진료 역시 증거 수집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면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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