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서 무차별 폭행으로 여자친구 숨지게 해도, 남성에게 '징역 4년' 선고될 수 있는 배경

계단서 무차별 폭행으로 여자친구 숨지게 해도, 남성에게 '징역 4년' 선고될 수 있는 배경

로톡뉴스 2021-10-14 10:24:29

이슈
로톡뉴스 강선민 기자
mean@lawtalknews.co.kr
2021년 10월 14일 10시 24분 작성
여자친구 죽도록 폭행한 사유는 "내 옷 바닥에 끌렸잖아"
재판부, 남성의 책임 인정했지만 징역 4년
살인죄 아닌 '폭행치사' 적용됐기 때문
자신에게 돌려줄 옷을 바닥에 끌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고, 계단에서 떨어져 사망하게 한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계단 위에서 한 남성이 여성을 수차례 폭행했다. 그러다 힘에 밀린 여성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고, 바닥에 부딪히며 사망했다.

지난 4월, 피해 여성은 그렇게 자신이 살던 아파트 현관 인근에서 참혹하게 죽음을 맞았다. 연인 관계였던 두 사람. 가해 남성이 이 같은 폭력을 휘두른 건 피해자가 자신에게 돌려줄 옷을 바닥에 끌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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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 법원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사람을 죽게 했지만, 그에게 적용된 혐의가 살인죄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형량이었다.

폭력 전과 4범, 피해자 죽게 만들고도 재판서 발뺌
지난 13일, 춘천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진원두 부장판사)는 여자친구를 때려 사망하게 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당초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둘이 다툰 건 맞지만, 나 때문에 피해자가 계단으로 떨어진 게 아니다"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피해자가 계단 아래로 추락할 때는 싸움이 진정된 상황이었다고 했는데, 끝까지 자신 때문에 죽게된 건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한 셈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가 계단 밑으로 떨어진 원인은 폭행하는 A씨의 힘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에게 책임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의 폭행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

그러면서 "A씨가 과거에도 피해자를 폭행한 전력이 있다"며 "2015년 이전에 폭력 범죄로 4차례 처벌받은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징역 4년에 그쳤다.

살인죄 아닌 폭행·상해치사죄 사건에선 '엄벌' 한계 존재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폭행치사. 우리 형법은 폭행치사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한다. (제259조 제1항, 제262조). 이론상으로만 보면, 유기징역의 상한인 최대 30년까지 가능하다.

다만, 양형기준에 따르면 형량이 확 줄어든다. 폭행을 휘둘러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는 통상 징역 3~5년에 처하도록 돼 있다. A씨처럼 상습범이거나 동종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 하더라도 징역 4~8년 내로 처벌한다. 보통 살인죄의 경우 징역 10~16년을 선고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사람을 죽게 만든다는 결론은 동일하지만, 어떤 혐의로 기소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는 천차만별이다.

최근 논란이 된 '마포구 오피스텔 폭행 사망 사건'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해당 사건 역시 가해자가 수십분간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러 여자친구를 사망하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기소가 이뤄졌다.

이에 해당 사건 피해자 유족들은 "사람을 실신할 때까지 폭행하고, 건물 안에서 바닥으로 끌고 다니며 머리 부위에 충격을 줬다"면서 "(피해자가)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게 아니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아, 처벌의 한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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