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 수가 3에서 4로 넘어가면 ‘덜컥’ 하고 가슴이 내려앉으며 ‘철컹’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마음이 하는 소리, 몸이 보내는 신호일 것이다. 하지만 그조차 들을 새가 없는 게 여자의 마흔이다. 일하는 여성으로,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이름을 하나하나 더해 가며 치열하게 정신없이 살다 보면 마흔은 어느덧 코앞에 다가와 있다.
주어진 일에만 충실하면 다 잘될 줄 알았다. 더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자리인 것 같다.
뭘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 게 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고 몸과 마음이 나약해지고 쇠약해지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졌다. 그럴 때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고 챙기며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앞으로의 나를 사랑하고 행복해지려 해야 한다. ‘걷기’ 하나로 가뿐하게 통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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