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7월 8일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개막전 참석은 처음"이라며 "올림픽 배구는 대회 초반에 시작해, 폐막 때까지 열리는 종목이다. 마지막까지 도쿄에 있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48시간 이내에 출국해야 한다. 대표팀이 최소한 4강에 진출해야, 김연경이 말한 대로 마지막까지 도쿄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대표팀은 지난 4일 여자 배구 8강전에서 터키(세계 4위)를 3-2로 꺾고 4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2012 런던올림픽(4위) 이후 9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획득 도전을 이어간다.
김연경의 도쿄 장기 투숙 목표는 현실이 됐다. 폐회식이 열리는 8일까지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여자 배구는 6일 저녁 9시 브라질과 준결승전을 갖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8일 오후 1시 30분 결승전을, 브라질에 지더라도 8일 오전 9시 동메달결정전에 진출한다. 오는 8일 한국 선수단의 경기 일정은 여자 배구를 제외하면 오전 7시에 시작하는 남자 마라톤 오주한과 심종섭뿐이다. 여자 배구가 마지막 일정이다. 지난 23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태극기를 높이 들고 입장한 김연경이 한국 대표팀의 피날레까지 장식하는 것이다.
김연경에게 이번 올림픽은 특별하다. 마지막이다. 5년 전 리우 올림픽 8강에서 탈락한 직후 "도쿄올림픽이 진짜 마지막 도전"이라고 알렸다.
배구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그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가슴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던 허전함을 풀고 싶었다.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대표팀에서 호출하면 먼 거리를 마다치 않고 언제든 날아오고, 복근이 찢어져도 진통제를 맞고 출전한 이유다. 심지어 수억 원대의 연봉 삭감까지 감수하고 프로 팀을 선택해 계약했다. 이 모든 것이 대표팀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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