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뜬금없는 '페미' 논란도 이겨낸 안산의 강철멘탈

[도쿄올림픽]뜬금없는 '페미' 논란도 이겨낸 안산의 강철멘탈

이데일리 2021-07-30 18:42:10 신고

한국 스포츠 최초의 하계올림픽 3관왕에 등극한 여자 양궁 대표팀 안산이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을 마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막내 언니’ 안산(20·광주여대)이 도쿄올림픽 기간에 뜬금없이 등장했던 ‘페미니스트’ 논란 마저 실력으로 날려버렸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막을 내린 양궁 여자 개인전 단식 결승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포인트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5세트까지 세트포인트 5-5로 비긴 뒤 마지막 한 발로 우승자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10점을 쏴 극적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혼성단체전,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안산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하계올림픽 3관왕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사실 앞선 두 개의 금메달보다 개인전 금메달은 더 힘들었다.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뒤 안산은 온라인상에서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였다. 과거 자신의 SNS에 사용했던 ‘웅앵웅’, ‘오조오억’ 등이 남성 혐오적인 표현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심지어 숏커트 헤어스타일이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이라는 억지 주장까지 나왔다.

파장은 생각보다 커졌다.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 2관왕에 오르고도 악플을 받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 주세요’, ‘악플러들을 처벌해 주세요’ 등의 글이 수천건이나 올라왔다. 온라인 상에서 ‘안산이 사과하게 만들지 말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른 선수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멘탈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 중압감에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도쿄 현지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는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 조차 너무 걱정이 된 나머지 안산에게 전화를 걸어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집중해 달라”고 격려했을 정도였다.

안산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4강과 결승에서 잇따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온라인상의 논란은 안산의 경기력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반드시 개인전 금메달을 따겠다는 동기부여가 더 생겼다.

해외언론도 안산의 3관왕 등극을 긴급 뉴스로 전하면서 ‘페미니스트 논란’을 이겨낸 결과를 중요하게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누리꾼들이 숏컷 헤어스타일과 여대 출신 등을 들어 ‘페미니스트’로 낙인찍고 적대심을 드러냈지만 안산은 그런 비난들을 털어냈다”고 전했다.

경기 내내 강철 멘탈을 보여줬지만 사실 마음고생이 없을 리 없었다. 안산은 경기를 모두 마친 뒤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만감이 교차한듯 “저 원래 되게 많이 울어요”라고 털어놓은 안산은 “속으로 긴장을 많이 했지만 혼잣말을 계속하면서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혼자말을 반복했다”며 “지도자 선생님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이번 시합 때 잘 할 수 있었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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