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났던 허블 망원경이 다시 가동에 성공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 수명을 훌쩍 넘겨 30년간 가동되면서 언제 수명이 다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최근 고장 주기가 짧아지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허블 망원경이 운명을 다하면 다음으로 어떤 망원경이 지구의 눈이 돼줄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성능 좋지만 한 번 고장나면 끝?
허블에 이은 차세대 우주 망원경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다. 2002년 NASA 제2대 국장이었던 '제임스 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 이름을 따왔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1990년에 가동되면서 일찍이 후계 망원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현재 NASA와 ESA, 캐나다 우주국이 개발 중이다. 가시광선 및 적외선 영역의 관측을 수행하는데 굉장히 먼 거리를 관측하는 심우주 관측이 목적이라 특히 적외선 관측 성능이 뛰어나다.
허블은 직경 2.4m의 단일 반사경을 사용하고 제임스는 6.5m의 반사경을 쓰지만 무게는 6.5톤으로 허블의 절반밖에 안 된다.
문제는 적외선 영역의 관측을 위해 망원경 온도를 섭씨 -233도로 낮춰야하는데 차양을 설치해 태양에서 오는 직사광선, 지구의 복사열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가장 적합한 위치가 지구와 태양 사이의 L2 라그랑주점 근처, 즉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곳으로 허블 망원경 고도의 2680배에 해당한다. 특히 궤도 유지를 위해 연료를 소모해야하는데 이 연료를 다 쓰면 수명이 끝난다. 또 고장이 났을 때 가까이 있어서 수리가 가능했던 허블 망원경과 달리 너무 멀리 있기에 한 번 고장나면 그냥 버려야 한다.
외계인 찾는게 목적?
제임스 웹 망원경이 발사되면 현재 망원경이 관측할 수 없는 빅뱅 직후 약 1억년의 우주를 관측하는 것이 목표다. 또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을 분석해 외계 생명체 탐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방법은 산소와 메탄처럼 공존이 불가능한 대기 성분을 발견해 생명체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다. 제임스 망원경은 원시적인 생명체라도 행성 대기 구성 성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만 번성하면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망원경과 비교해 외계생명체의 발견 확률을 수천~수만 배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 구성 성분을 파악하고, 대기 분포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확증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20년대가 지나기 전에 '외계인'에 대한 놀라운 발표가 나올 수 있다.
발사 앞두고 개명 요구...성 소수자 박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오는 2021년 발사 예정이다.
그러나 차세대 우주 망원경의 발사를 앞두고 나사 내부에서는 논란이 뜨겁다. 망원경의 이름이기도 한 제임스 웹 전 NASA 국장이 성 소수자를 박해하던 사람이라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지난 26일 과학 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나사는 최근 망원경의 이름 변경 여부를 검토 중이다.
논란은 지난 3월 미국의 저명 천문학자인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사라 터틀 등의 폭로로 시작됐다. 이들은 제임스 웹 전 국장이 과거 반동성애 정책의 기획과 실행에 참여했으며, 이는 먼 우주 공간을 탐험하고 인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제임스 웹의 사명과 어울리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들 주장에 서명한 사람만 제임스 웹 관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천문학자들을 포함해 125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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