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 동상을 만나다

그림형제의 브레멘 음악대 동상을 만나다

트래블러뉴스 2021-07-26 10:54:12 신고

리가 day 3


오늘은 리가를 떠나는 날이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가는 버스 시간을 오후로 예약해 놔 오전엔 리가를 좀 더 돌아볼 수 있었다. 어제 올드타운에서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마저 돌아보고 지나다가 봐두었던 예쁜 잡화점들도 들러 구경을 했다.

잡화점 내부는 마치 개미굴처럼 필요는 없는데 쓸데없이 예쁘게 생겨서 구매해 소장하고 싶은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분명 갖다 놓으면 먼지만 쌓일 게 뻔한 귀여운 모형 자동차, 목각 인형, 레트로한 느낌의 스카프, 손수건, 독특한 느낌의 악세사리 등등... 그런 예쁜 잡스런 것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가게 한 곳에서 30-40분은 후딱 이었다.

하지만 여행 지역이 한군데 더 남은 나는 들고 다닐 캐리어 무게도 고민해야 했으며 다년의 여행 경험으로 이렇게 분위기에 휩쓸려 산 여행 기념품들은 결국 몇 년 갖고 있다가 버리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진짜 쓸 것 같은 물건 한두 개만 엄선해서 구매하기로 했다.


나름 그렇게 엄선해서 산 것이 네이비색 베레모였다. 핀란드나 발틱 3국은 한국보다 빠른 추위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자를 쓰고 다녔었는데 흰머리의 할머니들도 나이에 상관없이 베레모를 쓰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스타일리쉬 해 보였다. 그래서 나도 이곳 리가에서 베레모를 하나 사 가서 한국에서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크기와 모양, 컬러가 딱 맘에 드는 울 100퍼센트 베레모를 만 원대에 구매했다.

하지만 현재 그 베레모는 한국에서 한 번도 사용된 적 없이 내 옷장 안에서 몇 년째 사용 대기 중이다. 리가에서 고르고 골라 사 왔건만 패셔니스타가 아닌 아주 평범한 패션의 나는 아직 한국에서 베레모를 쓰고 나갈 용기를 내지 못했다.


어제 올드타운을 돌아다닐 때는 보지 못했던 브레멘 음악대 동상을 성페트로 교회 뒤편에서 찾았는데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독일 브레멘 시에서 리가에 기증한 동상인데 동물을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전해진다고 했다. 위쪽에 있는 동물을 만질수록 더 영험해서 소원이 잘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다고 했다.

어쩐지 그 동상 입 쪽 부분들만 반질반질한 게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그런 거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점프해서 위쪽 동물들을 만지려고 하는 모습도 꽤 보였는데 웬만한 키로는 제일 위에 있는 닭까지 손이 닿기는 쉽지 않은 듯했다.

나도 이왕 그런 얘기를 들었으니 높은 곳에 있는 동물을 만져 보겠다고 온 힘을 다해 점프해 보았지만 닭은 고사하고 고양이 얼굴 근처에도 못가고 개 얼굴만 겨우 쓰다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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