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장단기 스프레드 70bp 앞둔 긴장감...외국인이 가하는 중력 vs 너무 빠른 스프레드 축소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장단기 스프레드 70bp 앞둔 긴장감...외국인이 가하는 중력 vs 너무 빠른 스프레드 축소

한국금융신문 2021-06-18 14:16:27 신고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연내 금리인상 전망 속에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금리인상 전망이 강화되면서 단기물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베어리시 플래트닝이 이어지다가 지금은 장기물이 금리 레벨을 빠르게 낮추면서 스프레드를 크게 축소했다.

전반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에 맞혀졌던 가운데 현재는 금리차가 많이 축소된 만큼 추가적인 축소의 한계도 거론되고 있다.

■ 최근 급격한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70bp 앞두고 고심 커진 가운데 중력도 감안

국고10-3년 스프레드는 5월 중순에 접어드는 시점부터 100bp 넘기더니 월말을 앞두고 100bp 아래 쪽을 트라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달 초 100bp 수준에서 빠르게 스프레드를 축소했다. 현재는 75bp 이하로 스프레드를 더 좁히면서 70bp선을 향해 내려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강화되면서 단기구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장기구간은 2차 추경 편성 시 대규모로 걷힌 세금이 활용한다는 사실에 수급적으로 큰 우려를 덜었다.

향후 금리인상 속도와 횟수가 얼마나 빨라질지에 따라 커브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여전히 큰 흐름은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인 가운데 일단 빠른 속도로 스프레드 축소가 이뤄진 만큼 속도조절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당장은 10-3년 70bp까지 보고 있었다. 70선에선 더 좁혀지기 보다는 좀 반등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후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50bp까지는 갈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가파른 스프레드 축소가 좀 지나쳤던 것 아닌가 하는 관점들도 많다.

B 증권사 딜러는 "사실 너무 급하게 좁혀진 것 같다"면서 "10-3년 70 수준까지 다가왔으니 이제 숨을 고를 타이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스프레드 축소 속도가 너무 빠르고 현재의 흐름이 지나치다는 평가도 보인다. 하지만 장기구간이 누르는 중력이나 분위기 쏠림, 손절 등으로 취약해진 플래트너 등을 감안해 긴장하는 모습들도 나타난다.

C 증권사 딜러는 "사람들이 70bp까지 봤는데, 하도 분위기가 플래트닝으로 쏠려 버리니 60을 봐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간밤 미국시장에선 30년 금리가 급락하는 등 일드 커브 플래트닝이 완연히 진행된 가운데 글로벌 커브 플래트닝 무드도 강화됐다.

■ 미국 30년 금리의 놀라운 급락과 스프레드 축소

미국채10년물 금리는 FOMC 결과 발표가 있던 16일 8.15bp 급등한 1.5780%로 오르면서 이자율 시장에 긴장감을 높였다.

하지만 10년 금리는 다음날인 17일 7.05bp 속락해 1.5075%로 내려갔다.

인플레에 민감한 30년물 금리는 아예 2월 수준으로 레벨을 낮췄다.

미국 30년 금리는 FOMC 결과 발표 당일 2.48bp 오른 2.2147%를 기록했으나 17일엔 11.68bp 급락한 2.0979%로 내려갔다.

연준 점도표 상에 나타난 2023년 2차례 금리인상 전망에 5년 금리가 10bp 넘게 뛰는 등 긴장하는 등 단중기 구간의 금리 상승이 두드러졌다. FOMC 결과가 나온 날 5년 금리는 10.83bp급등하면서 0.9%에 다가서는 모습을 나타내는 등 긴장감을 풀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30년 금리는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 등으로 레벨을 크게 낮췄다. 현재 미국 30년 금리는 2월 18일(2.0835%) 이후 가장 낮다

미국 30년 금리가 급락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급하게 누워버린 이유는 커브 스티프너들이 급하게 포지션을 접었기 때문이었다.

C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장단기 금리 축소가 글로벌 트렌드가 됐는데, 역전 경험이 낯설지 않은 국내 30-10년 스프레드도 일단 다시 붙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A 증권사 딜러도 "일단 30-10년 스프레드는 '제로'까지 가능해 보인다. 다만 10년 금리가 2%를 깨고 내려온다면 힘들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최근 일드 커브가 빠르게 평탄화된 뒤 국내시장의 커브 스티프너들도 큰 피해를 입었거나 만만치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향후 일드 커브가 '과도함'에 따른 되돌림에 무게를 둘지,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장단기 금리차 축소의 '중력'에 더 무게를 둘지 관심이다.

■ 금리인상기와 장단기 스프레드, 10-3년 20bp 내외로 좁혀질 때까지 인상

2000년대 이후 한국경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면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는 계속해서 낮아졌다.

긴 관점에서 보면 금리인하기가 훨씬 더 익숙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3번의 금리인상기가 있었다.

한국에선 2005년 10월~2008년 8월(1차), 2010년 7월~2011년 6월(2차), 2017년 11월~2018년 11월(3차)의 인상기가 있었다.

밀레니엄 이후 3번의 인상기 중 첫번째 인상기는 3년이 약간 못 되는 기간 동안 이어졌다. 이 당시가 가장 긴 금리 인상기였다. 당시 금리는 3.25%에서 5.25%로 200bp 인상됐다. 인상폭 25bp로 8번에 걸쳐 이뤄졌다.

첫번째 인상기는 노무현 정부 후반부 때로 집값 급등에 따른 아우성 속에 한은이 뒤늦게 금리를 올렸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두번째 인상기는 1년 정도로 짧았다. 금리는 2.00%에서 3.25%로 인상됐으며, 25bp씩 5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잦아든 2010년에 2번, 2011년에 3번을 올렸다.

세번째 인상기는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인상이 이뤄졌던 최근이다. 금리 인상은 단 2차례가 끝이었다.

현재 밀레니엄 이후 4번째 인상기의 시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리를 몇 차례나 올릴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지난 세번째 인상기 때처럼 단 2번에 그칠 것이란 견해도 있으나 적어도 올해 1번, 내년 상반기 1번, 내년 하반기 1번은 봐야 한다고 관점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1~3차 인상 때 예외없이 10년금리와 3년 금리 차이가 20bp 내외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기준금리가 인상된 바 있다.

단순히 10년 금리가 펀더멘털, 3년 금리가 통화정책을 대변한다고 상정할 때 통화긴축 모멘텀이 작용해 펀더멘털 영역이 힘을 잃는 지점의 스프레드가 20bp 정도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난해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때였다.

또 최근엔 장단기 금리차가 100bp 이상으로 벌어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는 70bp 근처로까지 좁혀진 상태다.

2차 추경을 감안할 때 한은은 올해 4%대의 성장률, 내년 3%대의 성장률 등을 전망하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금리인상 속도와 경기 회복 탄력을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으나 일단 현재 경제 성장세 자체는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역대 금리인상기 때처럼 현재 경기 회복세는 견조하다"면서 "설비투자, 수출의 강한 반등 속에 민간소비 회복까지 가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4% 내외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소비, 투자, 수출 전부분의 고른 회복으로 3% 내외 성장률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며 "GDP갭을 산출해 볼 때 경기 고점은 내년 하반기 중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은 2012~2019년의 평균 1.3%를 웃도는 2%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 외국인 3선 대량 매도와 커브 플래트닝 플레이...커브 단기적 왜곡 관점

최근 일드 커브가 크게 플래트닝되는 과정에서 외국인은 단기선물을 팔고 장기선물을 사면서 스티프너들을 압박하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3년 선물을 2만 계약 가까이 대거 순매도하면서 10년 선물을 샀다. 전날 3년 국채선물 1만 9,262계약을 순매도하고 10년 국채선물 2,715계약을 순매수했다.

지난주 후반 한은이 창립기념일에서 '질서 있는 금리 정상화'를 공언하는 등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낸 뒤 외국인은 커브 플래트닝에 힘을 싣고 있다.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전날까지 4거래일 동안 3년 선물을 4만 3,973계약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1.1만계약 가량의 대량 순매도를 이어간 것이다. 외국인은 이번주 10년 선물은 5,704계약 순매수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3년 선물을 팔고 10년 선물을 사면서 커브를 누르고 있다. 최근 스티프너들의 손절이 이어진 가운데 외국인들이 추가 손절을 유인하기 위한 플레이를 펼치는 중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외국인은 이날 1시 50분 현재 3년 선물을 7천계약 가까이 순매도 중이며, 10년 선물은 1,500개 남짓 순매수 중이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국인이 취약해진 국내 스티프너들을 공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플래트닝의 오버슈팅을 배제할 수 없어 10-3년 70bp 아래를 쪽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3년 금리가 기준금리 3차례 인상을 반영하는 상황에서 10년 금리는 상대적으로 현 수준보다 오를 룸이 크다"면서 "지금은 일드 커브가 단시간에 왜곡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플래트닝 대세 관점

최근 커브 플래트닝 강도가 지나치다고 보는 입장에서도 어찌됐든 플랫이 예상보다 강해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E 증권사 딜러는 "너무 빠르게 커브가 움직여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외국인 등에 주도권을 뺏기니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그는 "시장을 쳐다보고 있는 게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 일드 커브가 빠르게 평탄화된 뒤 지나친 스프레드 축소를 거론했지만, 이미 추세 전환이 이뤄졌다는 보는 관점들도 보인다.

일시적으로 과도한 플래트닝이 되돌려질 수는 있어도 여러 시나리오를 감안할 때 커브 평탄화에 무게를 두는 게 낫다는 것이다.

F 증권사 딜러는 "이미 커브 추세 전환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면서 "실제 금리인상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플랫이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상 강도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 단기금리가 빠지면서 스팁될 것이지만, 그건 커브보다는 레벨 다운으로 봐야 한다"면서 "금리 인상 전까지 플랫, 실제 인상 단행시 불 플랫, 인상이 없다면 불 스팁, 연내 2번 인상이면 베어 플랫 등 플랫 시나리오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자료: 신한금융투자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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