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주목해야 할 시계들 part. 1

2021년 주목해야 할 시계들 part. 1

에스콰이어 2021-05-06 21:00:00 신고



THE MOST MARVELOUS NOVELTIES OF 2021


BLANCPAIN

트리뷰트 투 피프티 패덤즈 노 래디에이션
야광 도료로 사용되던 라듐이 방사능 물질로 밝혀진 것은 1960년대 초반. 이에 블랑팡은 피프티 패덤즈에 라듐이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노 래디에이션 마크를 표기했다. 노란 동그라미에 검은색 크로스, 빨간 접근금지 구역이 그려진 이 마크는 매트한 블랙 다이얼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시계 애호가들의 수집욕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블랑팡은 올해 트리뷰트 투 피프티 패덤즈 노 래디에이션으로 이 다이얼을 다시 한번 부활시킨다. 케이스 지름은 일반 피프티 패덤즈보다 5mm가량 작은 40.3mm. 리미티드 에디션으로만 선보이는 희소한 사이즈이며, 동일하게 300m 방수를 보장한다. 1960년대 ‘분트 노 래드’ 워치를 재현한 만큼 베이지색 슈퍼 루미노바를 삽입한 챕터링과 핸즈, 화이트 테두리로 강조한 3시 방향의 날짜 창, 필기체로 흘려 쓴 컬렉션명 등 오리지널 디자인에 충실한 세부도 인상적이다.

50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

50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1151을 탑재했다. 두 개의 배럴로 무려 10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지원하며,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해 자기장 및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로터에는 블랑팡과 피프티 패덤즈 로고를 정교하게 새기고,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도록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을 적용했다.



CARTIER

탱크 머스트
Laziz Hamani ⓒ Cartier

Laziz Hamani ⓒ Cartier

탱크 100주년을 맞은 2017년부터 헤리티지 모델을 조금씩 부활시키고 있는 까르띠에.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에 조명한 시계는 바로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탱크 머스트다. 2021년형 탱크 머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탱크 루이 까르띠에의 아이코닉한 형태와 디자인을 따르면서, 스틸 케이스로 문턱을 낮췄다는 점. 1970년대 탱크 머스트가 합리적인 가격의 버메일 케이스로 브랜드를 쿼츠 위기에서 구원한 시계임을 상기하면, 신형 탱크 머스트 역시 오리지널 모델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평행 샤프트, 로마숫자 인덱스, 사파이어 카보숑 크라운과 레일로드 미니트 트랙 등 탱크의 상징적인 DNA는 이 시계에도 또렷하다. 다만 탱크 루이 까르띠에의 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은 만큼 모서리를 둥글게 굴린 샤프트가 부드럽고 섬세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직선적인 탱크 솔로와 비교해보면 이 차이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이즈는 스몰과 라지·엑스라지 3가지로 구성했고 엑스라지 모델은 매뉴팩처 오토매틱 무브먼트 1847MC를, 스몰과 라지 버전은 고성능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스몰과 라지 버전에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도 있다.

Laziz Hamani ⓒ Cartier

Laziz Hamani ⓒ Cartier

탱크 머스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일부 쿼츠 모델에 태양빛과 인공조명으로 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다이얼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인덱스 주변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빛이 다이얼 아래 패널을 통과하고 에너지를 전지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럭셔리 워치 중에서 광충전 방식을 도입한 것은 탱크 머스트가 최초. 게다가 복잡한 다이얼 구조에도 케이스 전체 두께는 6.6mm에 불과하다. 일반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와도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광충전 다이얼을 사용한 만큼 무브먼트 역시 새롭게 개발했다. 수명이 무려 16년에 달하는 솔라비트™ 무브먼트가 바로 그것. 까르띠에 라쇼드퐁 매뉴팩처에서 제작된 이 무브먼트는 연구 개발에만 무려 2년이 걸렸다. 솔라비트™ 무브먼트 모델은 스몰과 라지 사이즈로 만나볼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까르띠에는 탱크 머스트를 위해 가죽처럼 보이지만 진짜 가죽이 아닌 친환경 스트랩까지 만들었다. 사과 폐기물로 만든 이 스트랩은 40%가 식물성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송아지 가죽 스트랩과 비교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6배, 물 사용량을 10리터 감소시킨다. 품질과 착용감 측면에서도 진짜 가죽에 뒤지지 않는다. 컬러는 단정한 블랙과 블루, 민트, 3가지로 준비했다. 광충전 다이얼과 하이테크 무브먼트, 친환경 스트랩까지. 탱크 머스트는 까르띠에가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까르띠에는 이번 탱크 머스트를 새롭게 론칭하면서 색다른 버전도 함께 출시했다. 1980년대 레트로 무드를 풍기는 레드, 블루, 그린의 3가지 단색 다이얼 버전이 바로 그것. 로마숫자 인덱스나 레일 트랙을 걷어내고 시곗바늘과 까르띠에 로고만 남긴 미니멀한 디자인, 다이얼과 컬러를 맞춘 악어가죽 스트랩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 모델은 라지 사이즈로만 출시한다.



CARTIER

클로쉬 드 까르띠에
Laziz Hamani ⓒ Cartier

Laziz Hamani ⓒ Cartier

까르띠에는 그간 프리베 컬렉션을 통해 메종의 전설적인 모델을 조명해왔다. 올해의 주인공은 1920년 까르띠에 피스로 처음 등장했다가 이후 1922년 제대로 선을 보인 클로쉬 드 까르띠에. 시계를 수평으로 놓았을 때 케이스가 마치 카운터 위의 종을 닮았다고 해서 ‘클로쉬’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시계는 손목에 얹었을 때 비로소 진가가 드러난다. 오른쪽으로 90도 회전한 다이얼의 구조 덕분에 손목을 당길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까르띠에가 이미 1920년대부터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도입하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우선시했음을 증명하는 대목.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레일로드 미니트 트랙과 로마숫자 인덱스 역시 케이스 형태를 살려 비대칭으로 배치했다.


칼리버 1917 MC를 탑재한 타임 온리 기능의 기본 모델은 핑크 골드, 옐로 골드, 플래티넘 케이스의 3가지 버전으로 준비했다. 하이엔드 워치메이킹 기술력을 뽐내는 스켈레톤 버전도 있다. 핑크 골드, 플래티넘,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한 플래티넘, 3가지 버전으로 출시하며, 매뉴팩처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9626 MC를 장착했다. 무브먼트의 브리지를 로마숫자 인덱스로 활용한 독창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CARTIER

파샤 드 까르띠에 크로노그래프
Maud Remy-Lonvis ⓒ Cartier

Maud Remy-Lonvis ⓒ Cartier

작년 대대적으로 부활한 파샤 워치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올해 41mm 크로노그래프와 30mm 여성용 사이즈를 비롯한 여러 신작을 추가하며 컬렉션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라운드 케이스의 우아한 실루엣부터 블루 카보숑 크라운 커버, 기요셰 패턴 다이얼, 클루 드 파리 세공의 러그 디테일까지. 1980년대 컬트적인 인기를 끈 파샤 컬렉션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올해의 노벨티 중에서도 파샤 드 까르띠에 크로노그래프는 스포티하고 남성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모델. 일단 까르띠에 최초의 방수시계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다이버 워치의 회전 베젤과 100m 방수 기능을 더하고, 다이얼을 둘러싼 플랜지에는 화이트 컬러의 슈퍼 루미노바를 채웠다. 이 부분이 빛을 내며 다이얼 전체를 비추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칼럼 휠과 수직 클러치를 갖춘 칼리버 1904-CH MC를 탑재해 크로노그래프 조작도 명확하고 매끄럽다.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하는 두 개의 푸시 버튼은 크라운 및 크라운 커버와 동일하게 카보숑 컷 블루 사파이어 또는 스피넬로 장식했다. 파샤 드 까르띠에 크로노그래프는 스틸과 옐로 골드 버전으로 출시하며, 옐로 골드 버전에는 네이비 블루 또는 그레이 레더 스트랩을, 스틸 버전은 그레이 레더 스트랩 또는 스틸 브레이슬릿을 매치했다. 모두 퀵 스위치 방식을 채택해 케이스 아래, 러그 사이에 있는 탭을 눌러 스트랩과 브레이슬릿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브레이슬릿의 경우 스마트 링크 시스템으로 별다른 도구 없이 링크 길이를 조정할 수 있어 더없이 편리하다.




HERMÈS

H08
H08은 올해 에르메스가 야심 차게 출시하는 차세대 스포츠 워치다. 2015년 슬림 데르메스 이후 무려 6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남성 시계 컬렉션으로, 공백이 길었던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 느껴진다. 고심의 흔적은 H08이라는 모델명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의 이니셜인 H와 무(無)를 뜻하는 0 뒤로 일부 문화권에서 행운을 상징하고 90도 기울였을 때 무한대를 의미하는 8을 더한 것. 이를 위해 에르메스는 아라비아숫자 인덱스 중 0과 8의 형태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케이스 형태도 여기에 어울리도록 다듬었다. 케이스는 일반적인 원형이 아니라 사각형 모서리를 둥글게 굴린 39×39mm 사이즈의 쿠션형. 유광과 무광 피니싱을 적절하게 활용해 모든 면과 각을 섬세하게 마감했다. H08을 특별하게 만드는 세부는 이뿐만이 아니다. 케이스의 소재로 스틸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탄소 기반 합성 신소재인 그래핀과 티타늄을 사용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경량화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각각 다른 질감과 미묘한 색깔 차이로 입체감을 더한 다이얼에서도 이 시계에 대한 에르메스의 애정이 드러난다. 그래핀 케이스에는 러버 스트랩을, 무광 블랙 DLC 코팅 티타늄 케이스에는 러버 또는 우븐 스트랩을, 티타늄 케이스에는 우븐이나 러버 스트랩 또는 브레이슬릿을 매치했다. 3가지 모델 모두 에르메스 인하우스 오토매틱 무브먼트 H1837을 탑재했다.




HERMÈS

슬림 데르메스 세 라 페트
세계 최고의 패션 하우스가 쌓아온 방대한 아카이브는 워치 컬렉션에서도 유효하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슬림 데르메스 세 라 페트다. 이 시계는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드레스 워치 슬림 데르메스에 독특한 유머를 입힌 모델이다. 뼈만 남은 말 위에 연미복과 중절모를 쓴 해골 신사가 단박에 눈길을 잡아 끄는데, 이는 2012년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다이스케 노무라가 디자인한 남성용 실크 스카프에서 착안했다. 하지만 이 시계를 진정 특별하게 만드는 건 유쾌한 모티프와 대비를 이루는 정교한 디테일이다. 다이얼은 화이트 골드 표면에 내추럴 오일을 혼합한 유리 파우더를 바르고, 이러한 과정을 몇 겹에 걸쳐 진행해 가마에 구운 다음 인그레이빙 장인의 손길까지 더해 완성한다.


제작 과정이 무척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한 피스를 제작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시계를 오직 8피스만 제작하는 이유다. 케이스 소재는 화이트 골드. 2.6mm 두께의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H1950을 탑재해 착용감도 우수하다.




HERMÈS

아쏘 포켓 으악!
아쏘 그르르르!, 아쏘 아우우우!를 잇는 위트 있는 작명의 시계. 앨리스 셜리가 디자인한 에르메스 스카프 디자인에서 힌트를 얻어 탄생했다. 하지만 스카프 이미지를 단순히 시계에 옮긴 것은 아니다. 에르메스는 작은 포켓 워치 커버에 이를 표현하기 위해 브랜드의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수천 개의 가죽 조각을 손으로 일일이 자르고 붙여 현창을 엿보는 살벌한 티라노사우루스를 완성한 것. 공룡의 머리와 비닐엔 모자이크 기법을, 턱과 혀 부분엔 상감 기법을 사용하고, 눈은 카보숑 컷 그랑푀 에나멜로 제작해 특유의 광택을 더했다. 그리고 아쏘의 특징인 등자 형태 러그엔 레드 악어가죽 코드 스트랩을 더해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대목은 사실 이 포켓 워치가 플라잉 투르비용과 미니트 리피터를 결합한 그랑 컴플리케이션 시계라는 점. 그랑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 에르메스이기에 가능한 시계라고 말할 수밖에. 전 세계 단 한 피스만 제작한다.



EDITOR 고동휘/ 윤웅희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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