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이미지 회복할까… 숱한 논란 끝에 '가족 경영' 종지부

남양유업 이미지 회복할까… 숱한 논란 끝에 '가족 경영' 종지부

머니S 2021-05-05 05:13:00 신고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가족 경영에 종지부를 찍었다. 회사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위기의식에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계기로 남양유업의 추락한 이미지가 회복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홍 회장, 눈물의 사퇴… "경영 승계 없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홍 회장은 울먹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했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 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는 직원, 대리점주와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국내 가장 오래된 민간 유가공 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불가리스 사태'가 계기가 됐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달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2개월 영업정지 행정 처분을 내렸다.





대리점 갑질부터 황하나 사건까지 '줄줄이 사과'



홍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 이외에 남양유업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을 하며 물량 밀어내기(강매) 갑질을 했다가 적발돼 과징금 제재를 받은 바 있다. 2019년엔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다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쟁사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국민 여러분을 실망케했던 크고 작은 논란들에 대해 저의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며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러한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계신 남양의 대리점주분들과 묵묵히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남양유업 임직원분들께도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미안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남양유업 불매 8년째… 기사회생할까



홍 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남양유업에 회생의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되었으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홍 회장의 대국민 사과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는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가 사퇴했다.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보직 해임됐다. 홍 상무는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를 등교시키는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불가리스 사태로 이미지가 추락하는 등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후속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이 대표와 회장의 자진 사퇴, 가족경영 종지부까지 내세운 건 현재의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지속된 데다 이번 사태로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해져서다. 수년째 꾸준히 악화된 회사 이미지가 바뀔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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