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패션에 클럽하우스 식사까지... 김효주의 흥미로운 우승 뒷얘기

복면 패션에 클럽하우스 식사까지... 김효주의 흥미로운 우승 뒷얘기

한스경제 2021-05-02 18:40:30 신고

김효주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LPGA 페이스북
김효주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LPGA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일(이하 한국 시각)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ㆍ674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이날 8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 공동 1위 상태로 먼저 홀아웃한 김효주(26)는 경쟁자인 해나 그린(25ㆍ호주)의 막판 플레이를 지켜보는 선수답지 않게 느긋한 모습이었다. 클럽하우스에서 이미향(28) 등 일찍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과 ‘팝-타르트(Pop-tart)’를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우승을 눈앞에 둔 그린이 흔들렸다. 그린은 17번홀(파3) 보기로 김효주와 공동 선두가 됐고, 18번홀(파4)에서도 1타를 더 잃으며 결국 김효주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 ‘완벽 플레이’

여유롭게 식사하던 김효주는 그린이 18번홀 파 퍼트를 놓치자 동료 한국 선수들에게 축하의 물세례를 받았다. 김효주는 2위 그린(16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제치고 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김효주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16년 2월 1일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2014년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2015년 파운더스컵, 2016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한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4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24만 달러(약 2억6800만 원)다.

김효주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해 LPGA 투어에서 2승째를 신고했다. 지난 3월 KIA 클래식에서 박인비(33)가 한국인 첫 승을 거뒀다. 아울러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6번째다. 앞서 신지애(2009년), 박인비(2015ㆍ2017년), 장하나(2016년), 박성현(2019년)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효주는 현지의 고온다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퍼트를 내세우며 5번홀(파5)과 6번홀(파4), 8번홀(파5), 9번홀(파4), 11번홀(파4), 12번홀(파4), 14번홀(파4),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쓸어 담았다. 보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였다.

김효주. /LPGA 페이스북
김효주. /LPGA 페이스북

◆우승 여부 기다리며 식사하는 ‘여유’

김효주와 관련해 눈에 띈 또 다른 부분은 바로 그의 얼굴 전체를 가린 ‘복면 패션’이었다. 김효주는 "목에 심각한 햇빛 알레르기가 있다. 복면을 쓰면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고 말했다. 사실 김효주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는 짙은 색 선글라스다. 싱가포르의 강렬한 햇볕 속에서 그는 어김 없이 선글라스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팔에 토시도 착용했다. 김효주는 "도움이 된 것 같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써서 아무도 저의 표정을 못 봤기 때문이다. 다만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클럽하우스에서 여유를 부린 것과 관련해서는 "오늘 보기가 없어서 정말 좋았는데, 그 때문에 더 배가 고팠다"며 "그래서 식사를 주문해서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제가 우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연장전에 가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정말 배가 고팠고 음식을 먹으며 준비하려 했다"며 "또한 정말 더웠기 때문에 에어컨이 나오는 장소에서 몸을 식히고 싶었다"고 웃었다.

박인비는 이날 2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라운드 중반까지 선두 경쟁을 이어갔지만 13번홀(파5), 16번홀(파5)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정상에 올랐던 '슈퍼 신인' 패티 타와타나낏(22ㆍ태국)과 첫 우승에 도전했던 린시위(25ㆍ중국)도 같은 순위에 포진했다.

유소연(31)은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6위에 랭크됐다. 전인지(27)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리디아 고(24ㆍ뉴질랜드) 등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은 공동 24위(4언더파 284타)에 머물렀고,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28)은 공동 57위(5오버파 293타)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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