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김효주, HSBC 위민스 대역전 우승...실력과 운의 '앙상블'

'복면' 김효주, HSBC 위민스 대역전 우승...실력과 운의 '앙상블'

더팩트 2021-05-02 17:11:00 신고

김효주(2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마지막 날 잠재된 기량을 폭풍처럼 펼쳐보이며 5타차 대역전극으로 통산 4승에 성공했다./더팩트 DB

2일 미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4R 8언더 폭풍샷...5년 4개월 만에 통산 4승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실력도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행운도 따랐다. '복면'으로 얼굴 전체를 감싼 김효주(2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 마지막 날 잠재된 기량을 폭풍처럼 펼쳐보이며 5타차 열세를 뒤집는 대역전극으로 통산 4승에 성공했다. 김효주의 추격에 놀란 챔피언조의 한나 그린은 단독 선두를 달리다 17,18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무너지며 우승 트로피와 멀어졌다.

김효주는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6740야드)에서 열린 2021시즌 미국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8개의 버디쇼를 펼치며 8언더파 64타를 기록,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호주의 한나 그린과 중국의 린시위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대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14번 홀에서 샷 이글을 잡은 한나 그린은 1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지만 17번 홀(파3) 보기로 김효주와 공동 선두를 기록한 뒤 18번 홀에서도 보기로 무너져 김효주에게 우승을 내줬다.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경기를 마친 김효주는 클럽하우스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하다가 챔피언조의 그린이 마지막 18번 홀 파 퍼트를 놓치자 동료 한국 선수들의 축하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만 활약하며 2승을 거둔 김효주가 올 시즌 복귀한 L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1월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5년 4개월여 만이다.

2014년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2015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김효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4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받았다.

줄곧 리더보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박인비는 시즌 2승과 LPGA 통산 22승, 대회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마지막 날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는데 그쳐 합계 15언더파 273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이날 김효주는 선두와 5타 차 공동 8위로 출발한 뒤 파5 5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가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해 국내 대회부터 방역을 위해 종종 마스크와 복면을 쓰고 경기를 한 김효주는 얼굴 전체를 감싼 마스크로 중무장한 가운데 챔피언조의 박인비와 한나 그린, 린시위가 우승 경쟁을 벌이는 동안 '그분이 오신 듯한' 플레이로 전반에만 4타를 줄이고 후반 들어서도 파4 11번 홀에서 그린 밖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선두에 1타 차로 다가서는 기염을 토했다.

파4 12번 홀에선 하이브리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이며 상승세를 이어간 김효주는 15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파4 14번 홀에서 약 5m 안팎의 미들 퍼트까지 버디로 장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파3 15번홀에서도 티샷이 경사를 타고 홀 2m 가까이에 붙는 환상적인 샷으로 버디를 추가해 2타 차까지 달아나며 무난하게 우승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챔피언조의 그린이 14번 홀에서 샷이글을 잡아내며 단숨에 김효주와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극적 순위 경쟁이 다시 펼쳐졌다. 그린은 파5 16번 홀에서는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서며 우승을 예약하는 듯했다. 김효주는 17언더파 1타 차 2위로 경기를 마친 가운데 그린이 나머지 2개홀에서 파만 기록하면 우승컵은 한나 그린 차지였다.

그러나 이변이 일어났다.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유력 우승 후보인 그린은 17번 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하면서 김효주와 다시 동타가 됐고, 파4 18번 홀에서 또다시 보기로 무너져 김효주의 극적 우승이 완성됐다. 18번 홀에서 그린을 놓친 그린은 버디를 노리며 강하게 친 퍼트가 길어 홀을 3~4m 지나간 뒤 연장으로 갈 수 있는 파 퍼트마저 놓쳐 김효주에게 스스로 우승을 바치고 말았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한나 그린은 이날의 충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운도 실력'이란 말이 실감나는 HSBC 챔피언십 마지막 날이었다.

◆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최종순위
①김효주(한국) -17 271(67-68-72-64) ② 한나 그린(호주) -16 272(71-66-66-69) ③ 패티 타바타나킷(태국) -15 273(70-70-68-65) 박인비 (한국) -15 (64-69-70-70) 린시유(중국) -15 (67-68-67-71) ⑥ 유소연(한국) -12 276(67-69-70-70) ⑦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11 277(69-67-73-68) 전인지(한국) -11 (71-69-66-71) 리디아 고(뉴질랜드) -11(69-68-69-71) 가비 로페스(멕시코) -11(68-71-6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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