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오타니와 1982년 김성한의 ‘10승-3할’ [김대호의 야구생각]

2021년 오타니와 1982년 김성한의 ‘10승-3할’ [김대호의 야구생각]

MK스포츠 2021-04-05 14:46:29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오타니 쇼헤이(27. LA에인절스)가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오타니는 5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2번 타자가 다른 포지션 소화 없이 투수로만 등판한 것은 1903년 이후 118년 만이다. 오타니는 이 기록만으로도 메이저리그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됐다.

어찌보면 오타니는 이 순간을 위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는지 모른다. 오타니는 2017년 메이저리그행을 선언한 뒤 30개 구단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6가지의 질문을 던져 자신을 가장 원하는 구단을 골랐는데 그 중 하나가 ‘투수-타자로서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였다. 다시 말해 투수-타자 겸업이 가능한 팀에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오타니는 고등학교 시절 이미 40세까지 계획을 세워놨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타자로 한 경기에 나가는 만화 같은 일을 실현시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목표였다. 2018년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주변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뜻을 이뤄낸 것을 보면 의지력이 대단한 선수다.

‘야구선수’ 오타니에게 한없는 부러움과 존경심을 보내며 1982년 한국 프로야구로 되돌아가 본다. 그해 동국대를 졸업한 김성한(전 KIA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 창단 멤버로 입단한다. 전체 선수가 고작 14명이었던 해태는 투수가 단 4명(김용남 강만식 방수원 이상윤)밖에 없어 페넌트레이스 80경기를 소화하기 역부족이었다.

김동엽 해태 감독은 대학교 2학년 때까지 투수를 했던 김성한을 눈여겨보고 투-타 겸업을 시킨다. 김성한은 펄펄 날았다. 10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 타율 3할5리 13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김성한은 두자릿수 승리와 3할 타율을 한 시즌에 달성한 유일무이한 선수로 남아 있다. 특히 1982년 5월15일 광주 삼성전에선 0-1로 뒤진 6회말 구원 등판해 7회말 2점 홈런, 11회말 연장 끝내기 안타를 치는 잊지 못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타니와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김성한의 ‘10승-3할’은 지금까지도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비록 프로 원년이라고 하나 투-타 겸업의 어려움이나 희귀성 그리고 중요성이 묻혀졌다. 더욱이 당시 선수 관리가 전혀 없던 상황에서 온전히 자신의 능력만으로 이뤄낸 성과란 면에서 놀라운 기록이라 할 만하다.

김성한은 1982년 시즌 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도 1985년까지 4시즌 동안 투수와 타자를 겸했다. 통산 투수 성적은 15승10패2세이브. 김성한의 이 기록은 한국 야구역사에 전설로 남기에 충분하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aeho9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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