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찬홈’이 일본 열도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지른 뒤 동해로 빠져나오고 있다. 한반도가 태풍의 강풍에 직접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적지만, 찬홈이 남긴 저기압과 주변 기압계의 영향으로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제 15호 태풍 찬홈(CHAN-HOM) 2026년 08월 12일 04시 00분 발표 / 기상청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찬홈은 이날 오전 3시 기준 북위 35.7도, 동경 137.4도에 위치했다. 중심기압은 996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20m로 서쪽을 향해 시속 48㎞로 이동하고 있다. 찬홈은 이날 오후 3시께 일본 서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13일 오전 3시께 독도 남쪽 약 180㎞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기상청은 찬홈이 12일 오전 5시 기후현 오가키시 부근에서 시속 40㎞로 서진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중심기압은 996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8m,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25m였다.
찬홈은 전날 오후 8시께 일본 이바라키현 남부에 상륙했다. 1951년 태풍 위치 통계가 시작된 이후 이바라키현에 태풍이 상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일본 수도권과 주부지방을 지나 서쪽으로 이동하는 이례적인 경로를 나타냈다.
이투데이는 FNN 보도를 빌려, 지바현 조시시에는 1시간 동안 34.5㎜의 비가 쏟아졌고, 도쿄에서는 초속 17.1m의 최대순간풍속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바라키현에서는 강풍에 사람이 넘어지는 사고 등으로 3명이 다쳤다. 도치기현 오야마시에서는 쓰러진 나무가 우쓰노미야선 열차와 충돌해 유리창이 깨졌다. 도호쿠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쓰러진 나무로 인해 통제됐다. 도쿄 기타구에서는 가로수가 도로를 막았고, 아다치구에서는 공사장 가설물이 무너졌다. 현지 당국이 공식 피해 규모를 집계하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하늘길과 철도 운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전일본공수(ANA)는 하네다·나리타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58편을 결항했고, 일본항공(JAL)도 6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한반도에서는 동풍이 유입되면서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12일부터 14일까지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에 각각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13일부터 14일까지 울릉도·독도의 예상 강수량은 30∼80㎜다. 13일 부산과 울산, 경남 남해안·동부 내륙에도 10∼40㎜의 비가 예상된다.
다만 이번 비가 전국적인 무더위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비가 내리는 동해안은 낮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지겠지만, 수도권과 충남권,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르겠다. 12일 낮 최고기온은 25∼33도, 13일과 14일은 27∼34도로 예보됐다. 비나 소나기가 내릴 때 기온이 잠시 떨어지더라도 비가 그친 뒤에는 높은 습도 속에 다시 오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제 30호 열대저압부 2026년 08월 12일 05시 00분 발표 / 기상청
이런 가운데 제17호 태풍 ‘낭카’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제30호 열대저압부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 열대저압부는 12일 오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470㎞ 해상인 북위 21.6도, 동경 141.4도에 자리했다. 중심기압은 998hPa, 최대풍속은 초속 15m이며 동쪽으로 시속 31㎞로 이동 중이다.
최근 세 차례 분석에서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이 모두 동일하게 유지돼 아직 뚜렷한 강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24시간 이내 제17호 태풍 낭카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낭카는 13일 오전 3시께 중심기압 994hPa, 최대풍속 초속 21m의 태풍으로 발달해 북동진할 전망이다. 이후 일본 남동쪽 먼바다에서 속도를 늦춘 뒤 북쪽과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상청이 제시한 예상 경로에는 한반도나 제주도 방면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이 포함되지 않았다. 마지막 예보 시점인 17일 오전 3시에도 낭카는 일본 도쿄 동쪽 약 610㎞ 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낭카가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을 거론할 근거는 부족하다. 현재 이어지는 국내 무더위와 동해안 비 역시 낭카의 영향으로 볼 수 없으며, 향후 진로와 발달 정도를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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