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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보수의 노무현이 되고 싶습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성지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뚫을 수 없는 철옹성이다. 오죽하면 국민의당과도 구별하지 못하거나 아직도 한나라당으로 부를 정도다. 현직 내과의사인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는 낡은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보수의 전사다. ‘광주 출신 청년 의사의 좌파 탈출기’라는 부제가 붙은 <당신을 설득하고 싶습니다> (도서출판 기파랑) 저서를 출간한 것은 물론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고향 광주에 출마했다.
박 대표는 어찌 보면 돈키호테다.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의 영남지역 활동은 흔히 독립운동에 비유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나고 자란 박 대표의 활동은 그보다 어려운 ‘극한정치’에 가깝다.
박 대표는 보수의 호남정치 진입이 어려운 이유로 득표율 15%의 벽을 꼽았다. 박 대표는 “과거 이정현·정운천이라는 당선자를 내기도 했지만 광주, 전남·북에서 국민의힘 출마 후보들이 워낙 없다. 결국 (선거비 100% 보전의 기준선인) 15% 벽에 걸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의 말대로 지난 22대 총선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는 금배지가 가능한 비례대표 상위 순번이나 서울지역 텃밭인 강남 3구를 제안했다. 박 대표는 고심 끝에 고향 광주 동남을 출마를 선택했다. 호남은 전체 유권자의 대략 30~40%가 민주당 당원이다. 박 대표는 목표했던 20% 득표율은 고사하고 8%대에 만족해야 했다.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 잠바를 입은 박 대표에게 눈길을 주는 이들은 없었다. 침을 뱉거나 명함을 찢는 것도 예사였다. 선거 과정에서 한 행사에 공식 초청받았다가 소개없이 투명인간으로 취급하는 수모도 겪었다.
총선 낙선 이후 고향 광주에서 활동은 쉽지 않았다. 당장 생계가 걱정이었다. 광주지역 병원 취직을 알아봤지만 실패했다. 박 대표는 “호남에서 의사로 일해본 적이 없다. 제가 일할 경우 병원의 네이버 평점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며 “광주는 물론 서울에서도 정치적인 이유로 의사로 일하기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박 대표가 활동 중인 호남대안포럼은 호남 지역의 정치·사회 이슈를 다루는 단체다. 수도권과 호남에서 월 1회 정도 외부 강사를 초청해 공부모임을 열고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이던 2020년 21대 총선 이후 호남의 권력지도는 100% 민주당이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국민의당이라도 있었는데 호남권력은 이제 너무 치우쳐져 견제가 전혀 안되는 시스템”이라면서 “뭐라도 해보자는 움직임 차원에서 호남 지역의 반(反)민주 또는 비(非)민주 출신 인사들이 활동을 위해 모였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꿈꾸는 보수는 뭘까. 박 대표는 “보수는 안정된 질서를 만들고 열심히 하면 내가 더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깔아주는 시작점”이라면서 “공정한 경쟁과 시장경제를 유지하는 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다시 물었다. “호남에서 보수의 노무현은 너무 어려운 목표인데” 박 대표의 대답은 간결했지만 힘이 있었다.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보수의 노무현은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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