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닥 지수가 연중 고점 대비 47% 넘게 급락한 뒤 저점에서 32% 가까이 폭풍 반등했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가 숨고르기에 들어서자 그동안 소외받던 코스닥으로 매수세가 대거 이동하면서다. 이달 들어 코스닥 상장종목 80% 이상이 오르는 등 바이오·소부장(소재·부품·장비)·로봇 등 성장주 전반으로 순환매가 퍼지면서 2018년과 2023년처럼 코스닥이 코스피 수익률을 웃도는 강세장이 다시 열릴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상승 종목 비율 86.7%…전방위 온기 확산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19.26% 상승했다. 전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코스닥은 지난 4월 27일 연중 고점인 1226.18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며 7월 30일 644.78까지 밀렸다. 고점 대비 낙폭만 47.4%에 달했다. 이후 상승 반전한 코스닥은 10일 전 거래일보다 6.97% 급등한 854.47에 거래를 마쳤다.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강한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번 반등은 일부 종목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넓게 퍼졌다. 이달 들어 코스닥 1819개 종목 가운데 1578개(86.7%)가 상승했다. 10% 이상 오른 종목은 985개로 전체의 54.1%를 차지했고, 20% 이상 급등한 종목도 392개에 달했다.
바이오를 중심으로 반도체·소부장, 로봇 등 성장산업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업종별 순환매가 뚜렷해졌다.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는 32.06% 올라 최대 상승률을 올렸고 제약도 24.29% 뛰어올랐다. ‘코스닥150 소재’ 지수는 22.44%, 화학 20.00%, 전기전자 18.92%, 기계·장비 16.57% 상승했다. ‘코스닥 기술성장기업부’ 지수 역시 25.08% 올랐다.
◇대형주 숨고르기에 성장주 반격…과거 강세장 판박이
최근 코스닥 강세는 대형 반도체주를 따라 오른 코스피가 숨고르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순환매 성격이 짙다. 반도체에 쏠렸던 투자자 시선이 낙폭이 컸던 코스닥 성장주로 옮겨가며 바이오·소부장·로봇 등으로 매수세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과거에도 코스피 주도주가 멈춰 선 시기 코스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이 코스피를 아웃퍼폼했던 대표적 시기로 2004년, 2018년, 2023년을 제시했다.
나 연구원은 과거 코스닥 반등을 이끈 조건으로 ▲유동성·금리 환경 ▲코스피 주도주 사이클의 공백 ▲정책 시행 ▲이익 성장과 주도산업 등장을 꼽았다.
나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시장은 주도주 랠리 이후의 순환매, 부실기업 퇴출 및 강한 활성화 정책 시행 의지, 로봇·바이오 등 다음 시장 주도 테마 등 코스피 수익률을 아웃퍼폼했던 시기 나타났던 여러 조건의 대부분을 충족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활성화 정책의 경우 계획 발표보다 시행될 때 더 강력한 효과가 발휘됐던 만큼 선점이 중요한 국면을 지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바통 터치와 실적 뒷받침돼야…‘체질 개선’이 승부처
코스닥이 랠리를 이어가려면 기관 중심의 수급이 외국인으로 번지는지 여부와 실적 개선 확인이 필수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투신·연기금의 매수 전환 이후 코스닥 수익률 중앙값은 5일 기준 3.3%, 20일 기준 3.9%를 나타냈으나 60일 기준으로는 1.5%로 낮아졌다. 다시 말해, 초반엔 기관 자금 유입만으로 지수가 빠르게 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업 실적이 주가를 좌우하게 된다.
결국 일시적 반등을 넘어 장기 우상향 궤도에 오르려면 외국인 자금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달 들어 기관이 1조2240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외국인은 1조182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장기 투자 자금을 유입하려면 시장 신뢰 회복과 체질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금융당국 역시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제도를 강화하고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시장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민성장펀드, 코스닥 승강제 도입 등 정책 이벤트가 다수 대기 중”이라며 “V자형 반등이 제한되더라도 9월 이후 코스닥은 정책 효과에 힘입어 상승 동력을 재차 확대하며 1000p 수준을 다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코스닥이 1000p를 넘어 장기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상장폐지 제도 강화, 세그먼트 도입 등과 같은 ‘정상화’ 차원의 노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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