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눈빛, 표정, 말투”가 세상을 구원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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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눈빛, 표정, 말투”가 세상을 구원하는 힘

평범한미디어 2026-08-11 23:19:28 신고

3줄요약

※ 지난 7월3일 19시반 전남광주특별시 남구 광덕사에서 진행된 하성용 신부의 강연 현장에 정회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강연 주제는 <절에서 듣는 신부님 이야기>인데 구체적으로 ‘천주교에서 말하는 정의와 평화’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정회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다섯 편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2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하성용 신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일상 속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했다. 참된 정의와 평화는 거창한 담론이 아닌 평범한 이들의 작은 배려에서 비롯된다고도 덧붙였다. 하 신부는 최근 방송을 통해 알려진 자폐 아들을 둔 시한부 아버지(피터팬 아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전국 100곳이 넘는 시설에서 거절당했던 아버지가 방송을 통해 기적적으로 길을 찾고 후원이 모였다. 이는 우리 세상이 아직 살 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이자, 많은 이들이 지향하는 정의와 평화의 한 단면이다.

 

 

강연을 하고 있는 하성용 신부의 모습. <사진=정회민 크루>

 

하 신부는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은 교황이나 신부, 수녀 같은 특정 지도자가 아닌 일반 신자와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있다고 역설했다.

 

천주교를 접할 때 사람들은 신부님이나 수녀님보다 옆에서 같이 일하는 평범한 신자들을 통해 먼저 만난다. 저 사람은 다르게 착하고, 말을 예쁘게 하고, 배려할 줄 아네? 그러고 가만히 보니 성당 다니는 사람이었던 거다. 세상 안에서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하 신부는 말 한 마디가 갖는 힘의 위력을 역설하면서, 가톨릭에서 말하는 정의와 평화의 핵심을 제시했다. 그는 “내가 하는 말 한 마디로 누군가의 정의와 평화를 깰 수도 있고 그래도 힘내세요, 살아가셔야 합니다라는 한 마디로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낼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정의와 평화의 핵심은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이 예수님과 같은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정의와 평화는 어느 한 시점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다. 돈을 주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 이상으로 따뜻한 눈빛, 온화한 표정, 부드러운 말투야말로 세상을 살 만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4대 종교 성직자 중창단 활동 비화, 인생관, 종교적 평화관에 대한 진솔한 문답이 이어졌다. 4대 종교 성직자 중창단 활동과 관련하여 하 신부는 “저희가 노래를 잘하지 못함에도 계속 무대에 서는 이유는 못하는 사람도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이라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세상에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많지만 못하는 사람도 많다.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상처일 수 있는데 성직자들이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저 사람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구나. 그런 위안과 용기를 드리고 싶다. 저희의 목표는 계속 노래를 못해서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다.

 

생각이 복잡할 때 평정심을 찾는 방법 같은 게 있을까? 하 신부는 불교와 천주교의 영성인 ‘침전’을 꼽았다. 그는 “마음의 흙탕물이 가만히 침전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침전된 후 하느님을 위해 해야 하는 일 중 하기 싫은 일부터 해나가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아까 내가 평정심 말씀드렸지 않은가? 불교, 개신교, 원불교, 천주교의 영성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불교와 천주교의 영성이 그나마 좀 비슷한 거는 침전이다. 그러니까 자꾸 분탕질을 뱉으면 마음에서 뭐가 올라오는가? 폭탄물이 올라온다. 그러면 이게 뭐가 본질인지 알 수 없는데 가만히 있으면 침전이 된다. 그러면 본질이 뭔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수 있다. 그래서 참을 忍 세 번을 그려보고 마음에서 불이 났을 때는 침전할 때까지 시간을 좀 둬라.

 

나아가 하 신부는 억압적이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 변화했던 개인사도 솔직히 털어놓았는데 20대 후반까지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하 신부는 “아버지가 80세 넘은 지금도 1도 안 바뀌셨지만 신학교에 들어간 후 내 시각이 바뀌었다”며 “가족을 책임지셨던 아버지의 긍정적인 면을 보게 되었고 이제는 누구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고백했다.

 

저희 아버지는 굉장히 억압적이고 굉장히 가부장적이고 굉장히 권위적이다. 그래서 본인이 모든 게 맞고 본인 말대로 해야 된다라는 얘기를 항상 한다. 근데 나는 그렇게는 못산다.그래가지고 아버지와 항상 부딪혔다. 내가 20대 후반까지는 너무 어둡게 살았었는데 그 이후로 얼굴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여전히 집에서 왕처럼 굴고 전혀 바뀌지는 않았는데 내가 바뀌었지 않은가? 그전에는 아버지에 대해서 늘 부정적인 시각만 있었는데 지금은 아버지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할 순 없지만 솔직히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할 순 있다.

 

기독교적 정의와 세상이 말하는 정의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관련 청중의 질문에 대해 하 신부는 ‘폭력성의 유무’와 ‘모성’을 핵심으로 꼽았다.

 

세상이 말하는 정의나 평화는 때로 폭력을 동원하거나 강요하기도 하지만 기독교적 정의는 어떠한 폭력도 동원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세상을 바꿀 군대를 부르는 대신 십자가에 못 박히는 길을 선택하셨다. 기독교적 평화는 내 자식을 위해 손해 보고 피해 받더라도 끝까지 견디고 살아내주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다.

 

사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 가서 회개하고 사회에 있을 땐 엉망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안 된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매번 ‘한결 같은 태도’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 신부는 “어느 종교를 가지든 성당이나 절 안에서만 영성화될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늘 똑같이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 친절하게 대하고 바쁘지 않다는 말 한 마디로 타인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한결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좋은 사람이 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3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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