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그동안 여권의 주요 지지층으로 꼽혀온 20·30대 여성에서도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2.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7월 둘째 주 조사 이후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부정 평가는 53.0%로 2주 연속 긍정 평가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40%대 초반까지 내려오면서 취임 초기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지지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 특정 정책이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여론조사기관은 부동산 세제 개편과 형사소송법 개정 논란, 폭염과 경제적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충북 음성군 국립소방병원에서 열린 개원식에서 기념사를 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6.8.11/뉴스1
2030 여성 지지율, 1년 새 더 큰 폭 하락
2030 여성층의 변화는 최근 조사에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한국갤럽 월별 조사 통계를 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20대와 30대 여성의 국정 지지율은 전체 지지율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7월 61%였던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올해 7월 45%로 16%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은 69%에서 47%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국정 지지율이 같은 기간 64%에서 53%로 11%포인트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20·30대 여성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전문가들은 젊은층이 특정 정당에 대한 일체감보다는 실제 정책 효과와 자신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청년층의 지지 여부가 정책을 통해 체감하는 '효능감'과 관련이 크다고 분석했다. 집값과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청년층을 위한 정책이 충분히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최근 논란이 된 세제 개편안도 청년층의 관심이 큰 사안으로 꼽힌다.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과정에서 기존 혜택 일부를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자 장기 투자와 자산 형성을 어렵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ISA는 예금과 펀드, 주식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다. 특히 소득이 많지 않은 청년이나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개인에게 장기적인 자산 형성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이 대통령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7일 ISA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정부 역시 기존 ISA의 혜택을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보완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정청래, 김민석 후보 / 뉴스1
안전 문제와 형사제도 개편도 변수
2030 여성층의 이탈 배경으로는 안전 문제와 형사사법 제도 개편 논란도 거론된다.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일부 젊은 여성들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 이후 검찰이 필요한 부분을 추가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강력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보호와 수사기관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사 체계 변화에 대한 불안이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역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지지율 하락의 이유를 직접 밝힌 결과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지지율에는 주거비와 물가, 취업, 자산 형성, 경제 전망 등 다양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여권, 청년층 붙잡기 대책 잇따라
청와대와 여당은 최근 청년층의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생애주기와 실제 수요에 맞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ISA 개편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결혼 과정에서 청년들이 겪는 각종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내놨다.
여당 전당대회에서도 청년과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당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여성과 청년의 대표성을 높이거나, 향후 총선에서 청년층을 대표하는 인물을 전면에 배치하자는 제안이 잇따랐다.
정치권에서는 단순히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지원책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층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주거·일자리·자산 형성·안전 정책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내놓느냐가 향후 민심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30 여성층은 과거보다 정치적 선택이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유권자층으로 평가된다. 특정 정당에 대한 전통적인 지지보다 정책의 내용과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여권으로서는 현재 나타난 지지율 하락을 일시적인 민심 변화로 볼지, 아니면 청년층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신호로 볼지가 과제로 남게 됐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4.0%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