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성벽과 오래된 빵집, 정각마다 울리는 나팔 소리, 그리고 땅속 깊은 곳에 펼쳐진 거대한 소금 예배당까지. EBS1 ‘세계테마기행’이 배우 김진수와 함께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를 걸으며 수백 년 시간을 품은 골목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8월 11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동유럽 소도시 기행’ 2부 ‘골목골목 시간여행, 크라쿠프’에서는 크라쿠프 구시가지를 시작으로 비엘리치카 소금광산과 오래된 서점·빵집, 온 마을이 꽃으로 뒤덮인 잘리피에까지 찾아간다.
EBS1 ‘세계테마기행-동유럽 소도시 기행’ 2부 ‘골목골목 시간여행, 크라쿠프’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동유럽 소도시 기행’ 2부 ‘골목골목 시간여행, 크라쿠프’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중세 성문 지나 만나는 크라쿠프의 골목
폴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크라쿠프는 바르샤바로 수도가 옮겨지기 전까지 폴란드의 중심지였다. 오래된 건축물과 골목 곳곳에는 중세 도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김진수는 15세기 무렵 세워진 바르바칸 요새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요새 앞에서는 중세 도시 경찰 복장을 한 남성을 만난다.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에서도 관광객들에게 크라쿠프의 역사를 소개하는 그는 당시 사용됐던 전투 무기들을 직접 보여준다.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이번에는 둥근 모양의 빵이 눈에 들어온다. 이름은 ‘오브바자네크’. 베이글의 원조로 불리는 크라쿠프 전통 빵이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으로 지금도 시민들이 즐겨 먹는 간식이지만 과거에는 전투 식량으로도 활용됐다고 한다. 김진수는 길거리 노점에서 갓 구운 오브바자네크를 맛보며 오랜 세월 이어진 빵의 역사를 들어본다.
정각마다 울리다 갑자기 끊기는 나팔 소리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쇼핑 공간 가운데 하나인 직물 회관도 찾는다. 안으로 들어서면 여러 상점 사이에서 황금빛 호박 장신구가 시선을 끈다. 폴란드에서는 호박을 ‘폴란드의 다이아몬드’라고 부를 정도로 귀하게 여긴다. 김진수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에게 줄 호박 액세서리를 고르며 잠시 사랑꾼의 면모도 드러낸다.
잠시 뒤 크라쿠프 광장에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소리는 성모 승천 교회 탑에서 들려온다. 이곳에서는 365일, 매시 정각마다 나팔을 연주한다.
그런데 힘차게 이어지던 연주는 늘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끊긴다. 과거 적군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 나팔을 불던 나팔수가 화살을 맞아 숨졌다는 이야기를 기리기 위해 지금도 연주를 일부러 중간에 멈추는 전통이다.
수백 년 전 사건이 매일 같은 시간 음악으로 되살아나는 크라쿠프만의 독특한 풍경을 직접 만난다.
지하 깊은 곳에 펼쳐진 ‘소금 성당’
크라쿠프에서 차로 약 30분을 달리면 비엘리치카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약 9세기 동안 소금을 채굴했던 비엘리치카 소금광산이 자리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오랜 역사와 독특한 내부 풍경을 지닌 곳이다.
좁고 어두운 통로를 따라 광산 깊숙이 내려가면 벽과 천장 곳곳에 하얀 소금 결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약 20만 년 전 바다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형성된 소금층이 오랜 세월 사람들의 삶을 지탱해왔다.
광산 내부에서는 예상하기 힘든 장면도 펼쳐진다. 땅속 깊은 곳에 거대한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부들은 위험한 작업을 이어가며 서로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고, 직접 소금을 깎아 조각상과 예배 공간을 만들었다. 벽면과 제단, 장식까지 소금으로 완성된 공간에서 당시 광부들이 품었던 믿음과 간절함을 느껴본다.
70년 서점과 3대째 빵집에 남은 시간
EBS1 ‘세계테마기행-동유럽 소도시 기행’ 2부 ‘골목골목 시간여행, 크라쿠프’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크라쿠프 주변에는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가게들도 남아 있다. 먼저 70년 넘게 마을을 지킨 작은 서점을 찾는다. 26살 때부터 평생 이곳에서 일해왔다는 마리아 할머니가 여행객을 반긴다.
책뿐 아니라 리코더와 각종 문구류, 장난감까지 빼곡하게 놓인 서점은 한국의 옛 학교 앞 문방구를 떠올리게 한다. 김진수는 가게를 천천히 둘러보며 오랜 시간 이웃과 학생들을 지켜봐 온 마리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번에는 80년 동안 3대째 이어지고 있는 빵집으로 향한다. 과거 교황도 즐겨 먹었다는 빵으로 이름난 곳으로, 2주 동안 사용하는 밀가루만 5톤에 이를 정도로 많은 손님이 찾는다.
가게 한쪽에는 1대 사장님의 사진과 과거 사용했던 화덕의 흔적도 남아 있다. 가족들은 세대를 이어 빵집을 운영하며 창업자의 방식과 기억을 지켜가고 있다.
김진수는 오래된 화덕에서 시작된 한 가족의 역사를 따라가며 크라쿠프 사람들에게 ‘전통을 잇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본다.
집도 울타리도 온통 꽃…잘리피에
여정의 마지막은 온 마을이 꽃으로 뒤덮인 잘리피에다. 마을에 들어서면 집 벽과 창틀, 울타리, 심지어 집 안 가구와 생활용품 곳곳에서도 형형색색 꽃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
꽃을 그리는 전통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져 지금까지 마을의 상징으로 남았다. 주민들은 저마다 다른 꽃무늬로 집을 꾸미며 자신들만의 개성을 더한다.
김진수는 마을을 걷다가 밝은 표정으로 여행객을 맞아주는 가족과 만난다. 집 안팎을 가득 채운 꽃 그림과 주민들의 일상을 따라가며, 오래된 전통이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잘리피에의 풍경을 즐긴다.
EBS1 ‘세계테마기행-동유럽 소도시 기행’ 2부 ‘골목골목 시간여행, 크라쿠프’에서는 베이글의 원조로 불리는 전통 빵과 정각마다 끊기는 나팔 소리, 지하 소금광산의 거대한 예배당, 수십 년째 자리를 지킨 가게와 꽃마을까지 크라쿠프와 주변 지역에 쌓인 시간을 따라간다.
EBS1 ‘세계테마기행-동유럽 소도시 기행’ 2부 ‘골목골목 시간여행, 크라쿠프’는 8월 11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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