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캐릭터 상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과거 '패션의 성지'로 불렸던 동대문과 남대문이 캐릭터 제품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같은 제품임에도 온라인몰의 반값 수준에 불과한데다 제품 종류도 훨씬 다양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층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까지 몰리는 추세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SNS 플랫폼에서도 관련 영상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어 당분간 '캐릭터 성지'로서 동대문·남대문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옛 '패션의 성지' 동대문·남대문, 키티·쿠로미 인기 힘입어 제2전성기
최근 각종 SNS 플랫폼에는 동대문·남대문과 관련된 게시물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인기 캐릭터 제품 구매와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 관련 게시물에 대한 호응도 뜨겁다. 일례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동대문·서울 키티 쇼핑 모음집' 콘텐츠 조회수는 약 62만회를 기록했다. '헬로키티 성지'라며 남대문을 소개한 게시물에는 댓글이 8700개 이상 달렸다. 대부분 매장 위치나 매장 판매 가격 등에 대한 문의 내용들이다.
실제 현장의 분위기도 온라인상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르데스크가 11일 오후 찾은 동대문 액세서리 상가는 방학을 맞아 찾은 학생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은 보석이나 액세서리 등의 도·소매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주를 이루는 곳이지만 오히려 방문객은 군데군데 위치한 캐릭터 매장에 더욱 많아 보였다. 각종 SNS 상에서 입소문을 탄 결과였다. 이곳에서 만난 홍서연 양(19·여)은 "다양한 캐릭터를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어 좋다"며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여러가지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남대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어 찾은 남대문시장 역시 캐릭터 제품을 주력으로 파는 매장을 중심으로 방문 행렬이 이어졌다. 국내 소비자들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여럿 보였다. 판매 품목은 볼펜 같은 간단한 문구류부터 장바구니, 파우치까지 다양했다. 직장인 이수현 씨(가명·32·여)는 "이곳이 산리오 굿즈 성지라는 소식에 방문하게 됐는데 방문해보니 실제로 볼거리가 많았다"며 "볼펜이나 장바구니같이 실용성 있는 굿즈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에서 온 관광객 아모르 씨(36·여)도 "명동과 달리 산리오 굿즈를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눈이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여행 마지막 코스로 계획한 것이 후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릭터 제품 전문 매장의 인기 덕에 주변 상인들도 뜻밖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생활용품이나 잡화, 의류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캐릭터 자체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 제품의 판매를 시도하면서 나름의 재미를 보고 있었다. 남대문시장의 한 수건 판매점 상인은 "예전에 팔던 키티 수건이 재고가 떨어진지 한참 지났는데도 키티 수건을 찾으러 오는 사람이 많다"며 "캐릭터 제품의 인기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동대문·남대문 매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로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특히 키링이나 장바구니, 문구류 등 가격 부담이 적은 소품을 여러 개 골라 살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르데스크가 동대문·남대문 내 몇몇 캐릭터 제품 매장에서 확인한 결과, 온라인몰에 비해 최소 절반 가까이 저렴한 편이었다. 일례로 동대문의 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헬로키티 몬치치 키링은 3000원, 남대문에서 판매하는 헬로키티 접이식 장바구니는 4000원 등이었다. 반면 온라인몰 최저가는 두 제품 모두 6000원이었다. 심지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5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 전통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대표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같은 캐릭터 제품이라면 쇼핑몰에서 더 비싸게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동대문과 남대문 인근에는 도매 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상인들이 유행 제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그만큼 가격 메리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가 시장을 찾아 먹거리와 캐릭터 제품 등을 함께 구매하는 것은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