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인건비 상당 부분은 여전히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반세기 전 소방사무를 지방에 넘기는 과정에서 이에 상응하는 재정 책임을 명확히 정립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1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행 소방 재정구조는 소방사무가 국가에서 지방으로 이양되는 과정에서 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에 대한 원칙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결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발점은 1970년 소방법 개정이다. 당시 도 지역 소방사무 대부분이 국가에서 시·군으로 이양됐다. 이후 지방소방공무원제가 자리 잡으면서 소방공무원 인건비와 소방관서 운영비 역시 지방재정이 부담하는 구조로 굳어졌다.
국가 지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방경비에 대한 국고보조 근거도 마련됐다. 다만 이양된 업무에 필요한 인력·장비·시설 등의 비용을 산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재원을 국가가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체계까지 마련되지는 않았다.
1992년에는 시·군이 담당하던 소방업무가 시·도로 광역화되고 소방공동시설세도 시·군세에서 도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는 지방 내부에서 업무와 재원을 시군에서 시도로 옮긴 것으로, 국가와 지방 간 재정 분담 원칙을 새롭게 정립한 것은 아니었다.
이처럼 지방 중심으로 굳어진 재정구조는 2020년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이후에도 유지됐다. 당시 국가직 전환의 주요 취지 중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소방인력과 장비 수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분과 인사 체계가 국가직으로 일원화된 것과 달리 재정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소방공무원은 국가직이 됐지만 인건비 상당 부분은 지방이 부담하는 ‘신분과 재정책임의 불일치’가 남은 것이다.
경찰과 비교하면 차이는 뚜렷하다. 경찰공무원도 소방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재산을 보호하는 특정직 국가공무원이지만, 인건비는 경찰청 등 국가기관의 예산을 통해 국가가 직접 부담한다.
자치경찰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경찰공무원의 신분과 급여체계는 국가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역에서 자치경찰사무를 수행하더라도 치안이라는 전국적 기본서비스에 필요한 인건비는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구조다.
결국 소방 국가직화의 남은 과제는 신분에 걸맞은 재정책임을 확립하는 것이다.
경기도 재정혁신TF 관계자는 “소방공무원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전환했다면 국민에게 공통으로 제공해야 하는 최소 소방서비스에 대해서는 국가의 재정책임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와 지방의 비용 부담 기준을 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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